부실시공 논란이 확산되면서 한동안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건설주, 지난 한 주는 좋은 흐름을 보이며 주가 바닥론도 힘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가 주차장 붕괴사고를 일으킨 GS건설에 대한 처분을 내리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영향이 컸습니다.
그런데 정작 건설사들 분위기는 좋지 않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취재기자와 알아봅니다. 부동산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건설사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한 마디로 장사를 공쳤다고 보시면 됩니다.
올해가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주요 건설사(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들의 분양 목표 달성률이 평균 30%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택사업이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건설사들 특성상 분양 가이던스를 지키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대란과 파업, 공사비 갈등 등으로 분양이 미뤄지면서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주요 건설사 중에서는 현대건설이 21%로 가장 낮았고요.
DL이앤씨 26%, 대우건설 31%, GS건설 43%의 순으로 나타나면서 대형사 전부 분양 목표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이들 건설사들의 올해 분양 목표가 6만2천가구로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겁니다.
원가 부담이 높아지며 집을 팔아도 남는 게 없자, 올해 주택사업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는데요.
그 낮은 목표조차도 달성률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사실상 올해 집 장사는 물 건너간 셈입니다.
하지만 통상 분양시장 성수기는 가을 아닙니까?
게다가 최근 분양시장 분위기를 보면 건설사들이 그동안 미뤘던 분양을 쏟아내도 되지 않나요?
건설사들의 분양 물량 밀어내기가 아주 불가능한 상황은 아닙니다.
하지만 남은 4개월 동안 건설사별로 평균 1만가구는 분양해야 목표를 겨우 채울 수 있습니다.
1만가구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실 텐데요. 올해 DL이앤씨 분양 목표가 9천가구입니다.
회사 한 곳의 연간 목표치를 넘어서는 물량을 넉달 안에 털어내는 건 쉽지 않죠.
게다가 분양은 인기 많은 지역에서만 하지 않습니다.
최근 다시 청약통장이 몰리고 경쟁률이 치솟는 곳은 서울과 수도권, 지방광역시 일부 사업장에 국한되죠.
다른 지방은 아직도 청약미달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건설사별로 1만가구를 밀어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가 더 걱정됩니다.
건설주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게 아니라 바닥을 뚫고 내려갈 수도 있다는 거네요?
일단 주택공급의 선행지표인 착공이 부진한 상황입니다.
착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분양을 못한다는 소리니까 당연히 매출에 반영되지도 않겠죠.
업계에서는 통상 착공 후 1년 뒤부터 매출액에 기여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올해 7월까지 착공 물량은 10만2천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 이상 줄었습니다. 지난해 착공도 재작년 대비 34% 넘게 감소했습니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건설사들의 올해 분양 목표 달성률을 감안해 내년과 내후년 매출액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데요.
착공마저 반토막나면서 추가로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GS건설 사태로 불거진 안전 이슈가 끝난 게 아닙니다.
GS건설의 다른 사업장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긴 했지만, 무량판구조가 적용된 민간아파트 전수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결과는 빠르면 이달 말 발표될 전망인데요. 조사 결과에 따라 건설사별로 보수나 품질 관리에 필요한 비용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GS건설처럼 재시공을 한다면 관련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실적에 더 큰 타격을 줄 수도 있습니다.
좋은 소식은 없습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이르면 오는 20일 주택공급 대책이 나옵니다.
공급 위축 요인을 풀어서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 연장 등을 통해 주택사업자의 돈줄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고요.
이밖에 공공택지 전매를 허용한다든지, 오피스텔을 비롯한 비(非)아파트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리는 방법도 거론됩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