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내내 이어진 무더위로 전기 사용량이 역대 여름 최고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전력거래소에서 이뤄진 전기 거래량은 역대 여름철 중 가장 많은 5만1천여기가와트시(GWh)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들어 전력거래소의 월간 전기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증가한 것은 8월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경기 영향으로 전체 수요의 약 55%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 사용량이 정체된 가운데 8월 가정용과 상업 시설에서 쓰는 일반용 전기 사용량이 예년보다 급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가정용 전기와 일반용 전기 비중은 각각 약 20% 수준이다.
전력 업계 관계자는 "8월에 전반적으로 날씨가 매우 더웠기 때문에 역대급 전기 사용량이 나왔을 수 있다"며 "산업용 전기 수요가 아직 늘지 않는 상황에서 가정과 일반 가게 등에서 냉방 수요가 많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월 하루 최고 기온이 섭씨 33도 이상인 폭염일은 11일로 2018년 이후 가장 많았다. 8월 서울의 평균 기온은 27.2도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특정 시간대의 '최대 전력 수요'도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달 7일 오후 5시 최대 전력 수요가 93.615기가와트(GW)를 나타내 역대 여름철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월평균 최대 전력 수요 역시 82.73GW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처럼 8월 전기 사용량이 가정용과 일반용 위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돼 당장 이달부터 가정과 소상공인 등이 내야 할 8월분 전기요금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을 가능성이 커졌다.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을 반영하기 위해 지난 여름 이후 전기요금은 세 차례에 걸쳐 1킬로와트시(kWh)당 28.5원 인상됐다.
한 달 427kWh의 전기를 쓰는 4인 가구라면 작년 8월 6만6천690원의 전기요금을 냈지만, 올해 8월에는 20.8% 오른 8만530원을 내야 한다.
만일 무더위로 에어컨 사용량이 많아져 전기 사용량이 20% 늘었다면 이달 전기요금은 지난해보다 73.4% 급증한 11만5천640원을 내게 된다.
전기 사용량이 30% 늘었다면 작년 요금의 거의 배에 달하는 13만1천340원을 내야 한다. 전체적인 사용량이 늘면 1kWh당 요금이 높게 매겨지는 상위 누진 구간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기요금 인상과 더위로 인한 전력 소비 증가로 가정과 소상공인 등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