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이 31일 마지막 진료를 끝으로 폐원한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께부터 병원의 외래, 응급실, 입원 등 모든 환자 진료가 종료될 예정이다.
이로써 1941년 일제강점기에 '백인제외과병원'으로 시작한 서울백병원의 83년 진료 역사가 끝나게 됐다. 서울 중구 내 유일한 대학병원이 없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폐원을 의결한 인제학원 측과 교직원 간 갈등은 진행중이다. 폐원에 반발하는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폐원을 인정할 수 없으며 결정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부정 관련자들은 모두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립학교법과 법인 정관을 따라 대학평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교직원과 학생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사회 의결이 무효라는 주장이다.
병원에 따르면 서울백병원은 지난 20년간 계속해서 적자를 내 누적적자가 1천740억원을 넘었다. 이로 인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경영정상화 TF를 운영해 병상수와 인건비 등을 줄이고 리모델링 등에 매년 30∼50억원을 투자했지만 회복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지난 6월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회에서는 경영정상화 TF가 제안한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의결, 통과시켰다.
학원 측은 "새 병원 건립과 미래혁신데이터센터 운영, 수익사업,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고 그로부터 창출되는 재원은 전부 형제병원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와 교수협의회 등 교직원이 이에 반발하고, 서울시도 서울백병원 부지를 의료시설로만 쓸 수 있도록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폐원을 둘러싼 갈등은 격화됐다.
서울백병원 교수 24명과 직원 240명은 지난 5일 학교법인 인제학원을 상대로 서울백병원 폐원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법정공방이 진행중이다.
가처분 신청 외에도 인제대학교 교수들은 "재단이 서울백병원의 적자를 고의로 과장해 폐원이 불가피한 것처럼 위장했다"고 주장하며 28일 교육부에 인제학원 감사를 청구하는 요청서와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폐원 이후 직원들은 수도권과 부산 백병원으로 근무지를 옮길 예정이다.
학교 측은 다른 지역 병원에 직원들이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내년 2월까지 통합발급센터를 운영해 영상기록을 포함한 의무기록 사본 등의 서류를 발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