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또 맞혔나…고공행진하는 美 집값

입력 2023-08-31 17:33
수정 2023-08-31 17:35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2분기 들어 주택건설주 지분을 크게 늘렸습니다. 상반기 이후에는 미국의 건설주가 오를 거라고 본 겁니다.

버크셔가 맞은 걸까요? 미국은 8월 들어 다른 인플레 지표들이 내려가는 모습인데 주택시장만큼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번 주 발표된 6월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달보다 0.9% 오르며 예상치를 넘어섰습니다.

상반기 누적 상승률은 4.7%. 자료를 집계한 S&P는 "올해 집값 상승세는 연간 평균보다 빠르다"며 "현재까지 데이터를 보면 앞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7%를 훌쩍 넘어서는 가운데 빚 내서 집 사는 사람들은 줄고 있지만 미국의 중위 주택가격은 두 달 연속 40만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미국부동산협회(NAR)가 예측했던 2분기 말 미국 기존주택 가격 중위값은 39만7천달러였는데,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집값이 높게 유지되는 겁니다.

집값이 오르니 집주인은 집을 내놓지 않고, 금리도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사는 사람에게 불리한 시장입니다.

이런 불균형 속에 거래는 줄고, 전액 현금으로 집을 사는 비중이 26%까지 높아지며 집값은 고공 행진 중입니다.

집값이 하반기에는 잡힐 것이라고 봤던 경제학자들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주택 부문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6월에만 해도 "내년에 걸쳐 집값 인플레이션이 잡힐 것"이라고 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발언입니다.

미 증시에서도 8월 중순부터 주택건설주에 다시 조금씩 힘이 실리는 모습입니다. 방아쇠는 워런 버핏이 당겼습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2분기 들어 보유지분율을 가장 크게 높인 주식은 주택건설주인 D.R. 홀튼이었습니다. 또다른 주택건설업체 NVR도 7천만 달러 이상 담았습니다.

버크셔가 이 주식을 담은 이유에 대해 월가는 크게 두 가지 평가를 내놓습니다.

하나는 주가순자산비율(1.84)이 업계 평균(1.01)보다 높고 주가보상배율이 10을 넘지 않는 가치주로서 이 회사가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철학과 일치한다는 점과 또 하나는 미국의 주택 시장 비관론이 시장에 너무 과도하게 반영됐음을 버크셔가 포착했다는 겁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