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총기 사건 급증에 "투명가방만 허용"

입력 2023-08-29 16:34


미국에서 학교내 총기 사건이 잇따르자 일부 미국 학교에서 속이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백팩(책가방)을 의무화하거나 아예 가방을 매고 등교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에 일각에서는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에만 미국의 최소 27개 지역 교육청에서 백팩 규제를 도입했다고 29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K-12 학교 총기사건 데이터베이스'를 만든 데이비드 리드먼 씨는 이미 2000 중반 총기 사건 이후부터 일부 학교가 투명 백팩을 나눠주기 시작했다며, 점점 더 많은 지역 학군에서 총기 사건 예방 차원에서 이런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K-12 데이터베이스에 지난해 학내 총기 사건은 모두 305건으로 9년 전인 2013년의 34건의 9배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만 이미 221건의 학교내 총기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초 6세 어린이가 초등학교 교실에서 담임교사를 총으로 쏘는 사건이 벌어진 버지니아주의 뉴포트뉴스시 학군에서는 투명 백팩 의무화는 물론, 총기탐지기 설치 등 여러 가지 대책이 나왔다.

텍사스의 휴스턴 근처 사이프레스-페어뱅크스 독립 교육청은 모든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에 대해 투명 백팩을 의무화했다. 미시시피주 코빙턴 카운티의 버벳 듀티 교육감은 올가을 새 학기에 처음 투명 백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텍사스에서 두 번째로 큰 관할지역을 보유한 댈러스 독립 교육청에서는 지난해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이같은 정책을 시범 실시한 뒤 올해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효성 있는 정책 없이 투명 백팩 소지를 의무화하는 데 대한 반대 목소리도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리드먼 씨는 "모든 학생에게 투명 백팩 소지를 의무화하면 학생들은 스스로를 잠재적 총격범 또는 잠재적 위협으로 느끼게 될 것"이고, "이는 문제가 생겼을 때 학생들이 학교에 이를 알리도록 하는 데 필요한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