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장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파도에 휩쓸린 10대들이 때마침 인근에 있던 어민들에 의해 간신히 구조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4일 오후, 파도가 거세게 일어 어민들조차 조업을 나가지 못한 이날 오후 4시 30분께 강릉시 안현동 순긋해변에서 물놀이하던 A(19)군 등 10대 6명이 바다에 빠졌다.
이들은 허우적대며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은 이 지역 어민 임범식(47)씨와 이동욱(43)씨는 누군가 장난치는 소리인 줄로만 알았다.
날이 안좋아 캠핑카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려던 이들은 곧 학생들을 발견했고, 이씨는 서프보드를 챙겨 바다로 뛰어들었다. 임씨 역시 일반 물놀이 튜브 2개를 들고 그를 뒤 따라갔다.
이씨가 거센 물살을 헤엄쳐 학생 2명을 구조했으나, A군은 숨이 멎은 상태였다. 이씨가 급히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덕분에 A군이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의식이 희미했다.
이어 이씨는 스스로 바다에서 빠져나온 학생 2명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을 구조하기 위해 또다시 바다로 들어갔다. 임씨도 인근에서 밧줄을 구해 바다를 향해 던져 구조를 도왔고, 남은 학생들도 무사히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A군은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으나 현재 의식을 찾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물놀이하던 친구 3명도 구토, 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거리낌 없이 물속으로 뛰어든 이씨는 민간해양구조대 소속 대원으로 활동 중이다. 임씨 역시 같은 구조대 출신으로 해상에서 수난사고가 발생할 경우 힘을 보태고 있다.
민간해양구조대는 활동 해역에 대한 이해가 깊고 지역 사정에 정통한 민간 선박 운항자, 드론운영자 등으로 구성해 수난사고 등에 대응하고 있다. 동해해경 담당 구역에는 강릉, 묵호, 울릉, 삼척, 임원 등 5지역대에 총 466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 어민에 따르면 이날 같은 장소에서 구조 활동이 끝난 지 10분도 채 되기 전에 또 다른 청년 4명이 바다로 들어가 물놀이하다가 이들의 제지로 인해 백사장 밖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씨는 "더 늦기 전에 학생들을 무사히 구조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