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활짝' 외국인 근로자 2배로 늘린다

입력 2023-08-24 12:13
수정 2023-08-24 13:01


정부가 산업 현장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24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노동시장 활력 제고를 위한 킬러규제 혁파 방안'을 발표했다.

노동부의 이날 발표 내용은 크게 ▲ 고용허가제도 개선을 통한 산업 현장의 빈 일자리 해소 ▲ 산업안전 규제 혁신 등 크게 두 가지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비전문 외국인력(E-9 비자)을 고용하는 제도다. 우리 정부는 베트남·필리핀 등 인력송출 업무협약(MOU)을 맺은 국가 출신으로 농업·제조업·건설업 등 비전문 직종에 취업하려는 외국인에게 E-9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이날 발표 내용은 출산율 감소·인구 고령화,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인력난을 겪는 여러 업종에 더 많은 외국인 근로자가 일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노동부는 사업장별 외국인 근로자 고용 한도를 제조업은 기존 9∼40명에서 18∼80명으로, 농·축산업은 기존 4∼25명에서 8∼50명, 서비스업은 기존 2∼30명에서 4∼75명 등으로 2배 이상 높이기로 했다.

이에 맞춰 올해 전체 외국인력 쿼터(도입 규모)를 기존 11만명에서 1만명 추가하고, 내년에는 이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인 12만명 이상으로 확대한다.

E-9 비자로 입국하는 비전문 외국인력은 2020년 5만6천명, 2021년 5만2천명, 작년 6만9천명, 올해 11만명이다. 올해 11만명은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이래 가장 많은데, 올해 1만명 더 늘리고 내년에는 추가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한 '빈 일자리' 수가 제조업은 2020년 3만1천개, 2021년 5만개, 작년 6만6천개, 올해 6월까지 5만7천개, 비제조업은 2020년 9만5천개, 2021년 11만5천개, 작년 15만2천개, 올해 6월까지 15만6천개로 증가 추세라는 현실을 고려했다.

노동부는 장기근속 특례를 새로 만들어 출국·재입국 절차는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가 E-9 비자로 한국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은 최장 9년 8개월이다. 4년 10개월 일한 뒤 고국에 돌아가서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4년 10개월을 더 일할 수 있다.

4년 10개월간 일한 외국인력이 떠난 동안 한국인 사업주는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일이 다반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건을 충족한 외국인 근로자는 출국·재입국 절차 없이 최대 '10년+α'의 기간 동안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기업·업종을 확대한다. 인구 감소가 심각한 지방의 뿌리산업 중견기업, 택배업·공항 지상조업의 상·하차 직종 등도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상·하차 직종은 물건을 트럭 등에 싣고 내리는 일을 하는데, 장시간·야간 근로가 많고 체력 소모가 커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

호텔·콘도업(청소)과 음식점업(주방 보조)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내국인 일자리에 미칠 영향 등을 다른 부처와 함께 종합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부처 간 정보 연계로 외국인력을 고용하려는 사업주가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대폭 줄일 방침이다.

정부는 산업안전 규제도 혁신하겠다고 발표했다. 근로자들이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면서 현장의 불필요한 불편을 뿌리뽑기 위해서다.

먼저 680여 개의 안전보건규칙 조항을 모두 검토해 전면 개편한다. 낡은 규제는 업데이트하고, 중복 절차·규제는 없애기로 했다.

수십 년 전에나 사용되던 산업용 화약류 도화선 발파와 관련한 규정도 정비한다.

노동부는 이번 규제혁신과는 별개로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방향도 논의·검토 중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