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설탕 생산 1위 국가인 인도가 오는 10월부터 자국에서 생산되는 설탕의 수출을 금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인도 정부 소식통 세명을 인용해 가뭄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어 당국이 수출 금지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다음 (사탕수수)철에는 수출용으로 할당할 설탕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주된 초점은 국내 설탕 수요를 만족시키고, 남는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생산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가 설탕 수출을 중단하면 국제 설탕 가격이 수년래 최고치로 치솟아 식료품 가격 상승세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인도 정부가 설탕 수출 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데는 가뭄에 따른 사탕수수 작황 부진이 배경이 됐다.
인도 전체 사탕수수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州)와 서남부 카르나타카 주에서는 올해 장마 기간 강수량이 평년보다 최고 50%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2022년 10월∼2023년 9월 총 3천280만t 상당의 설탕을 생산했고 이중 610만t을 수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5월 자국 내 시장 가격 안정을 위해 설탕 수출 제한 조치를 도입한 인도 정부는 이 기간 설탕 수출량을 최대 800만t으로 제한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올해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는 총 생산량 자체가 3천170만t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도 흉작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에 현지 설탕 가격은 최근 2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급등했고, 인도의 7월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11.5%를 기록하며 소비자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인도 정부는 8월 설탕 판매량을 20만t 늘리는 등 물가 잡기에 분주하다.
한 정부 소식통은 "식료품 가격 상승이 중요하다. 최근의 설탕 가격 상승은 수출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인도는 최근에도 자국 내 곡물 시장 물가가 요동치자 자국 쌀 수출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非) 바스마티 백미의 수출을 금지해 국제 쌀가격 상승을 불러일으켰다. 이달 19일에는 주요 식재료인 양파에 무려 40%의 수출세를 부과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