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정치권의 대표 공약으로 거론됐던 카드수수료 인하가 이번에는 간편결제 수수료 인하로 옮겨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0%대를 찍은 카드수수료는 재산정주기를 완화하고, 카드수수료보다 비싼 빅테크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해선 규제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장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금융당국이 3년마다 조정했던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의 주기를 5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이르면 내달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그간 카드수수료의 적격비용, 즉 원가 재산정을 통해 수수료율을 매번 인하해왔는데, 0%대까지 떨어진 수수료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지속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올 상반기 국내 카드사들은 수수료 수익 악화에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줄었습니다.
특히 카드수수료는 오랜 기간 정치권의 대표적인 '표퓰리즘 정책'으로 꼽혀왔던 만큼, 카드업계 내부에서는 원가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적격비용 재산정제도를 아예 폐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종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 :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도입 후 14년간 14번 수수료를 인하했습니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92%의 가맹점에서 카드 결제를 하면 할 수록 카드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이며…]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수수료 규제를 모두 풀어버리면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금융위는 이 주기를 5년으로 확대하는 선에서 제도손질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집니다.
카드수수료 대신, 올해 국정감사에선 빅테크사의 간편결제 수수료가 이슈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간편결제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 성장하고 있어, 영세가맹점의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 온라인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업체들의 간편결제 수수료율은 카드수수료보다 2~3배 가량 높습니다.
때문에 소상공인의 표심을 노리는 국회가 이미 떨어질대로 떨어진 카드수수료 대신, 빅테크 수수료에 대한 규제안을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입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