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고공행진…미 펀드에 170조원 몰렸다

입력 2023-08-18 11:24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커가면서 글로벌 국채금리가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8bp(1bp=0.01%포인트) 올라 4.33%까지 치솟았다. 5년물 국채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3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7bp 상승한 4.42%로, 지난달 말 4% 미만 수준을 훨씬 상회했다.

10년물 영국 국채 수익률도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독일 국채 수익률도 2011년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다.

전날 블룸버그 지수의 글로벌 국채 총수익률은 3.3%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였다.

블룸버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5%포인트 이상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무색하게 미국 경제가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국채 투매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공개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위축되지 않아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미국의 더 높은 국채 수익률은 계속해 구매자를 유인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주 금융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EPFR 글로벌을 인용, 투자자들이 올해 미국 국채 펀드에 1천270억 달러(170조원)를 투자해 기록적인 해에 다가가고 있다고 밝혔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8일까지 한 주간 국채선물의 롱포지션(가격상승을 기대하고 매수해 보유하는 상태)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JP모건의 고객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지난 14일까지의 주간 롱포지션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였던 2019년의 정점과 일치했다.

미국 국채는 미국 정부가 확대되는 연방 적자 탓에 다음 분기에 더 많은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압박받고 있기도 하다. 10년물 수익률은 이달에 30bp 이상 올라 지난 2월 이후 월간 상승률로는 최대다.

전날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20년간 경험한 것보다 훨씬 더 높게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향후 10년간 평균 4.75%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