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내 인하 압박"…가격전쟁 휘말린 K-배터리

입력 2023-08-17 17:38
수정 2023-08-17 17:38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또 다시 가격을 내렸습니다.

경쟁사의 출혈을 노리는 치킨게임이 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옮겨 붙으며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도 가격경쟁에 휘말릴 처지입니다.

고영욱 기자입니다.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모델S와 모델X 가격을 우리 돈으로 1,280만원 내리기로 했습니다.

모델Y 판매가를 260만원 내리기로 한지 이틀 만에 나온 추가 인하 결정입니다.

폭스바겐과 현대차그룹 등 다른 기업들도 연내 3천만원 대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대중화 단계로 접어든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누가 쥘지 경쟁이 시작된 겁니다.

찻값은 한 번 정해지면 바꾸기 힘든 만큼 누가 더 값 싸게 만들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핵심은 원가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입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가격이 인하되면 배터리 가격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계약구조상 짧으면 반년 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중저가 전기차 모델들은 대부분 중국이 생산을 주도하는 LFP 배터리를 탑재합니다.

LFP 배터리는 매장량이 풍부한 광물로 만들어 값이 저렴합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만들고 있는 삼원계 배터리의 80% 수준입니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중국 CATL이 공개한 LFP 배터리(‘셴싱’)는 최대 700km까지 주행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밀도는 1kg당 230와트시로 삼원계 배터리(250와트시)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지난해 말부터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섰지만 상용화까진 2~3년은 걸릴 전망입니다.

그런 사이 중국 기업들의 독주가 우려됩니다.

상반기 중국 CATL의 시장 점유율은 36.8%로 1년 전 9%포인트였던 국내 3사와의 차이가 13%포인트로 더 벌어졌습니다.

CATL의 영업이익률(21.6%)은 우리 기업들의 3배(1위 삼성SDI 7.7%) 수준입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