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등 서구 상류층 패션 스타일인 '올드머니룩'이 복고 바람을 타고 국내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드머니룩은 화려한 색상이나 무늬, 혹은 큼지막한 브랜드 로고가 박힌 디자인 대신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게 특징이다. '조용한 럭셔리', '금수저룩'으로도 불리는 이러한 올드머니룩이 올해 들어 MZ세대(1980년대 초∼ 2000년대 초 출생자) 사이에 전파되며 하나의 패션 코드가 된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대표적인 최고급 올드머니룩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의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이상 증가했다.
니트웨어 제품부터 재킷, 팬츠, 스커트, 스니커즈 등이 고루 인기를 끌었다. 누구나 알만한 명품 로고 하나 없이 고급 소재와 심플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색상도 튀지 않는 화이트, 베이지, 블랙 등이 주를 이룬다.
패션 플랫폼 W컨셉에서도 7월 한 달간 올드머니룩 관련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 증가했다. 여름철 수요가 높은 맥시 원피스와 롱·미디 스커트의 매출 신장률이 각각 50%, 45%로 특히 인기가 높았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올드머니룩 특유의 깔끔하고 수수한 고급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MZ세대에 어필했다고 W컨셉은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드머니룩이 근래 유난히 주목받는 배경으로 팬데믹과 함께 경기 침체의 터널을 지나오며 유행에 민감한 패스트 패션보다는 질 좋은 기본 아이템을 중심으로 오래 입을 수 있는 패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점을 들었다. 브랜드가 아닌 소재에 주목하는 올드머니룩의 특성도 여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젊은 층이 소비하는 패션의 특징은 다른 사람 눈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만의 개성과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올드머니룩도 이러한 소비 경향과 일면 맥이 닿아있다"고 짚었다.
(사진=W컨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