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먼저 때린 日, 초속 40m 강풍에 133만명 대피령

입력 2023-08-09 22:32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9일 일본 규슈 지방에 순간적으로 초속 40m가 넘는 강풍이 불고 큰비가 내리면서 133만명 이상의 주민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후 8시 현재 규슈 서쪽인 나가사키현 고토시 남쪽 70㎞ 해상에서 시속 15㎞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이며,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초속 30m다.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40m이며, 중심에서 반경 150㎞ 이내 지역에서는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불고 있다.

특히 태풍이 천천히 움직이면서 습한 공기를 유입 받아 규슈 곳곳에 기록적인 호우를 뿌렸다.

오이타현 사이키시에서는 오후 7시께 시간당 63㎜의 폭우가 쏟아졌고 가고시마현 소오시에서도 시간당 57㎜의 비가 내렸다.

48시간 강수량을 보면 가고시마현 긴고초(633mm)와 야쿠시마초(585㎜) 등에서 8월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야자키현 미사토초의 일부 지역에선 이달 강수량이 이미 817㎜로 8월 평년 강수량을 넘어섰다. .

강한 바람과 호우를 동반한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가고시마에서는 이날 20대 남성이 강풍에 날아온 함석판에 맞아 다치는 등 이번 태풍에 따른 부상자가 모두 9명으로 늘어났다고 NHK는 전했다. 구마모토현에서도 50대 남성이 태풍 접근에 대비하기 위해 지붕에서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다쳤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태풍으로 이날 오전 9시 현재 가고시마현, 미야자키현, 나가사키현, 구마모토현 등 규슈 4개 현에서 약 68만 가구, 총 133만명에게 피난 지시가 발령됐다고 보도했다.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공항에서 이날 이착륙하는 항공편은 결항했고, 일부 특급열차와 규슈의 섬들을 오가는 많은 선박도 운행을 중단했다.

JR규슈는 고속열차 신칸센의 구마모토역∼가고시마 중앙역 구간 운행을 이날 하루 취소했다. JR서일본은 이날 밤부터 히로시마에서 출발하는 하행선 운행을 중단했다.

규슈전력에 따르면 가고시마현 내에서는 이날 오후 7시 현재 1만780가구가 정전됐으며, 미야자키현에서도 한때 1천여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도요타자동차는 태풍의 접근으로 렉서스를 생산하는 후쿠오카현 미야타 공장의 야간 조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카눈은 10일 오전 6시께 대마도 서쪽을 거친 뒤 한반도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