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에 공공기관 직원 차출..."뒷수습 왜 우리 몫?"

입력 2023-08-09 15:15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경기장)에서 열리는 '잼버리 폐영식 및 K팝 콘서트'의 지원인력으로 공공기관 직원 약 1천명이 동원되면서 업무와 무관한 차출이라는 비판과 반발이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각 공공기관에 잼버리 폐영식 및 K팝 콘서트 지원인력을 요청함에 따라 공공기관별로 적게는 10명, 많게는 40명가량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는 잼버리 대원들을 인솔할 인력이 필요하다는 조직위원회 측 요청에 따른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잼버리 대원 4만명을 태우는 버스만 해도 1천대"이라며 "콘서트 당일 서울 시내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인솔하는 인력이 필요하고, 전국 각지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는 게 효율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강제 동원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담당하는 기재부의 요청을 거부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줬다는 것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40명 정도 요청받았다"며 "우리가 공무원도 아닌데 왜 정부가 잘못한 일을 뒤처리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많아 참여를 독려하기 난감하다"고 말했다.

일부 노조에서는 강경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사측은 노조와의 사전 합의 등의 절차를 무시하고 인력 파견을 추진하고 있다"며 "단체협약 위반이 확인될 경우 사측에 엄중히 대처하겠다. 공공기관 직원들을 홀대하는 기재부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를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부처에서는 법적 근거도 있다는 입장이다. '잼버리 지원 특별법' 제6조에 따르면 조직위는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 행정적·재정적 협조지원과 편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해당 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