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청소년의 수면 문제가 자폐 핵심 증상·행동에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나왔다.
김희연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신재일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천근아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연구팀 성과다.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사회적 의사소통의 결함, 제한된 관심사, 반복적 행동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 발달 장애다. 2022년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ASD의 유병률은 36명당 1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이며, 국내 유병률은 약 2% 수준이다.
환자의 40~80%가 수면 문제를 겪으며, 이러한 수면 문제는 자폐 증상이나 문제 행동과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두 개의 연구를 통해 ASD 수면 문제의 특성을 살피고, 특정 수면 문제가 자폐 증상과 행동 문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연구했다.
연구 결과, ASD 소아청소년은 정상 발달 중인 또래와 비교해 수면에 드는(입면) 시간이 늦었다. 수면 효율도 떨어졌고, 전체 수면 시간이 짧다고 나타났다. 또한 렘(REM) 수면이 적고, 주간 졸음을 더 많이 호소하는 특성을 보였다.
또 다른 연구 결과, 이러한 수면 문제들은 자폐 핵심 증상·행동 문제와 깊은 연관성을 보였다. ▲불안과 입면 지연은 '제한된 관심사에 대한 몰두 및 반복 행동'과 연관이 ▲밤에 자주 깨는 문제는 '공격적 행동, 기분·불안·주의력 문제'와 연관이 있었으며 ▲주간 졸음을 많이 경험하는 아동은 더 높은 비율로 기분·불안 문제를 동반했다.
김희연 교수는 “두 건의 연구를 통해 ASD 소아청소년들이 다양한 수면 문제를 겪고 있으며, 수면 문제가 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자폐 증상, 행동 문제와도 긴밀히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라며 “ASD 소아청소년의 수면 문제에 개입해 자폐 증상을 호전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본 연구는 ‘Epidemiology and Psychiatric Sciences(역학과 정신과학)’와 ‘Europea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유럽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각각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