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태우고 사고 내고파"...공포의 유치원 기사

입력 2023-08-05 09:46


유치원 버스를 몰던 운전직 공무원이 아이들을 태우고 가다 사고를 내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동료들에게 심한 욕설을 한 끝에 형사처벌을 받고 직장까지 잃게 됐다.

도내 한 교육지원청 소속 유치원 버스를 몰았던 A씨는 2021년 1월 18일 동료 직원 4명에게 심한 욕설을 섞어 신변에 위협을 가할듯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동료들의 가족들까지 들먹이며 '가만두지 않겠다'는 취지로 협박했다.

또 그는 유치원 원아의 학부모를 험담하기도 했고 주변에 "애들 데리고 버스 운행하며, 나무에 부딪혀버리고 싶다"라거나 "원아들에게 욕설해도 되느냐"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어떤 날에는 이틀 동안 직원들에게 전화와 문자를 합쳐 총 289차례나 연락하는가 하면, 감사 기간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에 세 차례나 응하지 않았다. 초과근무를 신청해놓고 근무지를 무단이탈하거나, 동료들 몰래 사무실 열쇠를 복사해 갖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협박한 일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A씨는 결국 해임 징계처분을 받았다. 그는 징계에 불복해 도교육청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교육감을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냈다.

그러나 춘천지법 행정1부(김선희 부장판사)는 A씨가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법정에서 "'나무에 부딪혀버리고 싶다'라거나 '원아들에게 욕해도 되느냐'는 말을 한 적은 있지만, 그 의도와 취지가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에게 289회에 걸친 연락을 한 것은 차량 수리와 관련한 보고를 하기 위함이었고, 감사를 방해한 사실이 없다는 둥 징계사유를 모두 부정했다. 또 모든 행위는 동료들의 무시와 부당한 대우, 집단 따돌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동료들의 진술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한 점 등을 들어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학부모를 험담하거나 원아들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도 원아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거나 폭력적인 언행에 해당하는 등 사회 통념상 비난만을 말한 행위라고 봤다.

재판부는 "해임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받을 불이익이 피해자들의 고통과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무원의 법령 준수,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 제고 등 공익보다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또 "A씨가 주장하는 집단 따돌림 등에 대한 교육 당국의 조사 결과 직장 내 갑질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