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단계 강등하면서 25조 달러(약 3경2천450조 원) 규모의 미국 국채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미 국채가 대체 불가능한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에 따라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국제신용평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처음으로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했던 2011년 당시를 감안하면 오히려 미 국채 시장의 랠리가 촉발될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채권 담당 칩 휴이 이사는 "2011년과 비교하면, 즉각적인 반응은 미국의 채무 상환 능력에 관한 것이 아니라 경제성장 우려에 대한 것"이라면서 "등급하향에도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휴이 이사는 특히 피치가 강등 배경으로 언급한 부분이 오히려 시장의 불안감을 일으켜 투자자들을 안전자산으로 몰리게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피치는 이와 관련해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의 악화 등을 반영했다"고 등급 강등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도 보고서에서 "국채가 매우 중요한 자산군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 지침 등에는 'AAA'등급의 정부채라기보다 '미 국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며 "등급 하향 때문에 국채를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1년 강등 당시 글로벌 주식 등 위험 자산의 매도를 촉발한 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몰리면서 미 국채가 강세를 보였다.
등급 강등 이후 첫 거래일인 2011년 8월8일의 경우에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4bp나 하락했었다.
세계 최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채권 가격은 뛰고 채권 수익률은 하락한 것이다.
2일 아시아 증시가 하락한 가운데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3bp 하락하는 등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bp(1bp=0.01%포인트) 하락한 후 1bp 상승한 4.03%를 기록했다.
펜달그룹의 에이미 시에 패트릭 자금 담당 매니저는 "부채한도 사태와 비슷하다"면서 "단기적으로 약간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 국채를 대체하려면 그만큼 "충분히 안전하고 대규모의 자산"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AP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