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1,800원 넘는다"...유류세 인하 한번 더?

입력 2023-07-31 17:34
수정 2023-07-31 17:34

올해 상반기에만 40조 원에 달하는 '세수 펑크'가 발생했습니다.

열악한 재정상황에 다음달 말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정부의 고민도 커졌는데요.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다시 꿈틀거리는 국제유가 부담에 한번 더 유류세 인하 연장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휘발유는 25%, 경유는 37%까지, 기름에 붙는 세금을 깎아주는 '유류세 인하 조치'.

국제유가 강세에 물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4개월 더 연장했던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다음달 말로 끝이 납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여부를 결정해야 할 때마다 늘 고민이 컸지만, 이번엔 특히 '세수 확보'와 '물가 안정'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모습입니다.

올 들어 6월까지 국세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조7천억원이나 덜 걷혔는데,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큰 감소 폭입니다.

같은 기간 세입 진도율도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인 44.6%에 그쳤습니다.

이 같은 역대급 '세수 펑크' 사태에 정부는 당초 유류세 인하 조치를 중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상황.

하지만 석달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넘긴 '국제유가 급등세'가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오늘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627원으로 이번 달 초 보다 57원이나 올랐습니다.

예정대로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다음달 종료되면 휘발유는 리터당 약 205원 올라 1,800원을 훌쩍 넘기게 됩니다.

겨우 2%대로 안정세를 찾은 소비자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여기에 내년 총선까지 앞둔 만큼 세수 비중이 크지 않은 유류세의 인하 조치를 쉽사리 종료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홍기용 / 인천대 경제학부 교수 : (유류세 환원은) 증세일 수 있습니다. 1년도 안남아있는 총선이 의식적인 게 있고… . 600만명 개인사업자들은 경유나 휘발유 자동차를 이용한다는 면에서 상당히 어려움이 있어 경제가 안 좋은 상태에서는 조금 더 연장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다만 한시적인 유류세 감면 조치가 1년 이상 지속되면 다시 정상화했을 때 조세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정부도 "국민 물가 부담과 유가 흐름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