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에 쏟아부은 카드사…상반기 실적 죽쒔다

입력 2023-07-27 17:13
수정 2023-07-27 17:14
은행계 카드사 상반기 순익 모두 감소
금리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 등 영향


금리 인상 여파와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로 카드사들의 올 상반기 순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카드사들이 잇따라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16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2분기 순익도 1,502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9.9% 줄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의 증가, 인플레이션에 따른 판관비 증가 영향으로 순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리카드의 올 상반기 순익은 819억 원으로 전년보다 39.7% 줄었고, 하나카드도 이 기간 순익이 38.8%나 줄어든 726억 원을 나타냈다. 지난 25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KB국민카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1.5% 감소한 1,929억 원의 순익을, 삼성카드도 8.0% 감소한 2,906억 원의 순익을 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순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시장의 금리 상승 영향이 크다. 카드사들은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지난해 말부터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하면서 카드사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지속 이어진 고금리로 경기 여건이 악화되면서, 고객들의 상환능력마저 떨어져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하반기 전망 역시 맑지 않다.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오는 9월 종료되는 만큼 충당금 적립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릴레이 상생금융'이 한창인 가운데 카드사들도 수천억 원 규모의 지원안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지난 달 우리카드의 2,200억 원 규모 상생금융 지원안을 시작으로 현대카드 6,000억 원, 롯데카드 3,100억 원, 신한카드 4,000억 원, 하나카드 3,000억 원 등 카드업계에서만 총 1조8,3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이 진행 중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 하반기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기반의 효율 경영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종이 약관의 전산화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