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수온이 '사우나 온탕'…산호초 다 죽었다

입력 2023-07-26 10:10
수정 2023-07-26 10:16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 남부의 해수 온도가 섭씨 38도를 넘어 기록적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산하 국립 데이터 부표 센터(NDBC)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동부시간 기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남쪽으로 약 64㎞ 떨어진 매너티 베이의 수심 1.5m에 있는 한 부표에서 측정된 수온이 화씨 101.1도(섭씨 38.4도)를 기록했다.

기상학자 제프 마스터스는 소셜미디어에 NDBC의 해당 웹페이지를 캡처해 올린 글에서 "경악할 만한 해수면 온도를 기록했다"며 "일반적으로 뜨거운 욕조의 물 온도"라고 설명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매너티 베이의 수온 기록을 보도하며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기록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세계적으로 최고 해수 온도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마스터스는 2020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 쿠웨이트만 한 가운데서 측정된 화씨 99.7도(섭씨 37.6도)가 역대 최고 수온 기록일 수 있다고 전했다.

기상학자와 환경단체들은 최근 플로리다 남부 해상의 이례적인 수온 상승을 한목소리로 우려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산호복원재단은 지난 21일 보도자료에서 "역사적인 폭염이 플로리다에서 산호 폐사를 촉발하고 있다"며 "수온이 치솟으면서 플로리다의 키 국립 해양보호구역 내 산호 개체수의 손실이 놀라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 20일 그간 산호초 복원 활동을 해온 마이애미 남부 해상의 솜브레로 지역을 탐사한 결과, 이 지역의 산호초가 100% 폐사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은 기후 변화 대응의 시급성을 보여준다"며 "산호초와 같은 중요한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후 변화와 그 파괴적인 영향을 완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