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엔비디아, 애플, 메타 등은 상반기 미국 주식시장 상승을 이끈 일곱 종목,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립니다.
시장의 기대와 호평을 받아온 종목들이지만, 막상 2분기 실적을 공개한 뒤 월가 내 잠재되어 있던 회의적 시각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2분기 차량 인도량과 매출, 순이익에서 모두 월가 전망을 뛰어넘었습니다.
2분기 차량 인도량은 지난해 대비 83%, 같은 기간 매출은 47% 늘었는데, 억지로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의문을 해소하지 못해 주가는 시간외에서 4% 넘게 하락했습니다.
이날 설명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가격 인하 가능성까지 언급했는데, 이 발언으로 전기차 업계 재고 증가와 수익성 하락에 대한 우려에 불을 붙였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2분기 콘퍼런스콜 중) : 더 많은 차량을 생산하기 위해 마진을 희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테슬라 전기차의 가치가 급격히 상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부터 비밀번호 공유를 막아가며 구독자를 589만명 늘린 넷플릭스도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평가에 시간 외에서 8% 넘게 하락했습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과 미국 IBM도 호실적을 냈지만 지정학적인 불안 등을 이유로 일제히 내렸습니다.
간밤 IT기업 주식들의 무더기 하락을 이끈 기관들은 개인들과 달리 여전히 시장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BofAS)이 247개 기관의 글로벌 펀드매니저에게 평소보다 투자 위험을 얼마나 감당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위험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응답이 39%로 증가했습니다.
이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상장기업의 주당 순이익 상승폭은 0.5%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보수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브라이언 벤디그/MJP웰스어드바이저 대표 :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막 실적을 확인하는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은 이번 조사에서 인공지능 기술과 일본, 신흥국 주식 매수는 지속될 것으로 봤지만, 중국 주식과 달러 비중은 당분간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편집:권슬기, CG:김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