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6월 CPI 전년비 7.9%...낮아진 BOE 금리 전망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3-07-20 08:40
수정 2023-07-20 08:59
[월가 인사이드]

英 6월 CPI 전년비 7.9%

낮아진 BOE 금리 전망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간밤 영국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됐습니다. 영국, G7국가 중 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데요. 간밤 나온 지표는 영국에서도 물가 하향 추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고, 따라서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그럼 영국 물가 지표와 함께 관련 분석들 짚어보시죠.

전반적인 수치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현지 시각 19일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7.9% 상승으로 집계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작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고요. 시장 예상치였던 8.2%를 밑돌았습니다. 또, 전월치인 8.7%와 비교하면 0.8%포인트나 둔화했는데요. 블룸버그는 영국 CPI는 최근 4번의 발표 동안 시장 예상치를 모두 상회했으며, 물가 하락 추세가 고르지 못한 흐름을 보였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6월 물가 하락은 의미가 있다고 봤는데요.

헤드라인 물가뿐 아니라 식품, 에너지, 주류 담배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6.9%로 30년래 최고치였던 5월의 7.1%에서 하락했습니다. 시장 예상치는 7.1%였는데요. 이 역시 밑돌았습니다.

그렇다면 CPI 세부항목도 살펴볼까요. 영국 통계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치솟았던 휘발유 가격이 1년 전보다 23% 하락한 점이 물가 상승률 둔화로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휘발유 가격 둔화는 운송 부문 물가 하락으로 이어졌는데요. 지난 6월 운송 부문 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1.7%로 2020년 8월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선 모습입니다. 이외에도 식품 물가는 아직 높은 편이나 지난 5월에 비해 0.4%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영국 통계청은 물가 급등으로 이어질만한 항목별 변화는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직 영국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보다 물가 상승률은 높지만, 시장은 이번 지표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요. 노무라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큰 폭으로 둔화한 건 아니나 영국 내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하다는 우려는 사라졌다고 봤고요. HSBC는 이번 지표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점을 지났다는 잠정적 신호일 수도 있다고 했으며,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영국이 당분간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이겠지만 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글로벌 추세는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외신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건 다음 달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인데요. 영국은 현재 가계에 한 해 에너지 가격 상한제를 적용 중입니다. 6개월마다 상한선을 재조정하고 있는데요. 7월에 낮아진 상한선이 적용된 만큼 블룸버그는 7월 에너지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고요. 이외에도 간밤 CPI와 함께 PPI 즉 생산자물가지수가 공개됐습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3% 하락했고요.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이는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는 신호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로이터는 임금 상승 압박은 변수라고 덧붙였는데요.

어쨌든 이번 지표를 통해서 영국 물가가 아직 목표치를 훨씬 웃돌고 있으나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죠. 시장 반응도 확인해볼까요. 영국 FTSE 지수는 물가 둔화 소식에 1.8% 상승 마감했습니다. 특히 주택 건설업과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금리 인상 전망이 누그러들자 모기지 즉 주택담보대출 금리 압박 역시 완화되며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관련 기업들이 상승 곡선을 그린 거고요. 영국의 국채인 길트 수익률 역시 하락했는데요. 2년물 길트 수익률은 장중 0.20%포인트 하락하며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영국의 파운드화 또한 달러, 유로, 엔화 대비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는데요. 달러와 비교했을 때 파운드화는 한때 1.2%까지 밀렸는데요. 2021년 7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습니다.

영국 증시가 오르고, 영국 국채수익률과 통화인 파운드화가 하락한 건 결국 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앞서 지난 4번이 CPI 발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고 전해드렸습니다. 영국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잡기 어렵다는 판단에 영국 중앙은행은 지난달 시장 예상과는 다르게 깜짝 빅스텝. 즉 0.50% 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간밤 CPI 발표 전까지는 영국중앙은행이 돌아오는 8월 회의에서도 빅스텝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6월 CPI 발표 후에는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8월 금리 인상 전망이 이번 달 초의 0.47%포인트에서 0.38%포인트까지 내려왔고, 최고 금리 전망 역시 하향 조정됐는데요. 금리 선물 시장의 최고 금리 전망은 어제의 6.1%에서 5.9%로 내려왔고요. 또, 블룸버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영국 최고금리 7% 가능성은 시장에서 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영국 물가 상황과 함께 금리 전망 변화까지 짚어봤는데요. 정리해보자면 물가 둔화로 8월 빅스텝 가능성이 완화되긴 했으나 아직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요. 영국 물가가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확신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지 시각 8월 3일로 예정된 영국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는지 지켜보시죠.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