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통신주 '역주행'…관련주도 폭락

입력 2023-07-19 09:57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8일(현지시간) 최고치를 찍었지만, 통신주들은 이런 흐름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폭스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대표적인 통신주인 AT&T는 이날 0.6% 하락한 13.45달러로 마감하면서 전날에 이어 최근 30년 사이 최저치를 바꿔치웠다.

AT&T는 올해 상반기에만 13% 떨어졌고, 올해 들어 지금까지 26%나 하락했다.

또 다른 주요 통신주인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도 올해 상반기에 6% 내렸다.

올해 주요 업종 대표주들로 구성된 S&P 500지수는 반대로 올해 상반기 16% 상승했다.

이밖에 프런티어 커뮤니케이션과 루멘 테크놀로지스는 사정이 더 나빠 올해 상반기 각각 27%와 57% 폭락했다.

통신장비업체들인 에릭슨과 노키아는 지난주 후반 북미 통신 서비스업체들의 지출 축소를 이유로 실적 전망을 하향했다.

폭스비즈니스 방송은 AT&T의 주가 하락에 관해 전통적인 케이블 TV 가입자와 유선 전화 사용이 급격히 감소한 점을 지목했다.

WSJ은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동산과 건설 시장의 침체는 브로드밴드와 같은 서비스 회사들에 대한 수요에 타격을 줬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향후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상의 책임 문제가 새로 부각됐다.

지난주 WSJ은 시리즈 보도를 통해 AT&T의 옛 통신망의 잔재랄 수 있는 납 케이블의 위험에 관해 상세히 풀어놓았다.

이러한 케이블은 1960년대에 사용이 중단됐지만 정확하지 않은 수가 여전히 물밑과 토양, 전신주 등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WSJ은 2천개 이상의 이러한 케이블에 관한 증거를 찾아냈지만, 더 많을 수 있다며, 케이블 주변 토양에서 높은(elevated) 수준의 납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미국 통신사업자연합회인 US텔레콤이 성명을 통해 예전에 사용되던 납 케이블의 유해성을 부인하고 규제당국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런 내용이 지난 9일 처음 보도된 이후 17일까지 AT&T는 13%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1천억 달러(약 126조 원) 미만으로 추락했다.

버라이즌도 같은 기간 12% 내려가는 등 관련주들이 줄줄이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