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의 2천800억원 규모 홍콩 오피스 빌딩 투자 펀드 자산을 약 90% 손실 처리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18일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어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GFGC) 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을 90% 안팎 수준에서 상각 처리하기로 결정하고 투자자들에게 고지했다.
상각 처리는 해당 자산의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간주해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행위다. 손실이 아직 현실화 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실제 손실 규모는 90%보다 작을 수도, 클 수도 있다.
앞서 멀티에셋자산운용과 함께 해당 펀드를 판매한 시몬느자산운용도 해당 펀드 자산을 약 90% 상각하기로 결정한 상태로 알려졌다.
2019년 6월 미래에셋증권은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2천800억원을 대출하는 메자닌(중순위) 상품을 내놨다. 판수퉁 골딘파이낸셜 회장 등이 보증을 서고 약정 금리가 연 8% 수준으로 높아 고액 자산가와 법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다.
2천800억원 중 미래에셋증권이 자기 자금으로 300억원을 투자하고 1천150억원은 증권·보험사 등이 자기 자금으로 투자했다. 나머지는 멀티에셋자산운용과 시몬느자산운용을 통해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됐다.
그러나 보증인이 파산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빌딩 가격이 급락하자 싱가포르투자청 등 선순위 대출자가 권리를 행사해 빌딩을 싼값에 매각했다. 선순위 대출자는 원금을 회수했지만, 중순위 대출자인 미래에셋 측은 피해를 보게 됐다. 미래에셋 측은 현재 선순위 대출자 등을 상대로 법적 소송에 들어간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펀드가 보유한 중순위 채권의 원리금 회수가 최우선 과제이며 이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법적 절차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