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미스터리' 오징어가 사라졌다

입력 2023-07-12 17:19


오징어가 또 '금징어'가 됐다. 6월 중순 반짝 늘었던 강원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이 정작 수요가 증가하는 피서철에 접어들면서 급감해 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12일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부터 이달 4일까지 1주일간 강원 동해안에서 잡힌 오징어는 12t으로 전주의 28t에 비해 16t, 전전주의 164t보다는 무려 152t이 감소했다.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잡힌 오징어도 77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197t에 비해 422t(35%)나 줄었다. 최근 3년 평균 2천709t에 비해서는 무려 1천934t(71%)이 줄었다.

공급이 줄자 위판가가 치솟아 활어 1급(20마리)에 20만원을 넘어섰다. 현재 산오징어 한 마리의 시중가는 2만∼3만원에 달하고 있다.

그나마 어획량이 없어 횟집들은 물량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다. 동해안 횟집들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논란 등으로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피서철 기대했던 오징어마저 잡히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일부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피서철 바가지가 아니냐는 불만이 나와 상인들이 곤혹스러운 처지다.

어민들도 "금어기가 끝나면서 조금씩 잡혔던 오징어가 지난달 말부터 거의 잡히지 않고 있다"며 "수온도 적당해 조업이 괜찮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원인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의 동해안해어황정보에 따르면 지난주 동해 근해 표면 수온은 18∼23도 분포를 보였으며 연안 수온은 18.2∼22.9도로 강구와 포항을 제외한 연안에서 평년보다 0.2∼2.7도 높았던 것으로 조사돼 오징어 어군 형성에는 큰 문제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수산과확원 관계자는 "오징어 개체가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가 동해안에 형성됐던 오징어 어군이 평년보다 다소 일찍 북상해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나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