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추진' ARM, 엔비디아에 앵커 투자 제안

입력 2023-07-12 16:26


영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RM이 이르면 오는 9월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를 앵커 투자자(Anchor Investor:핵심투자자)로 참여시키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앵커 투자자는 IPO를 앞둔 기업 지분에 대규모로 투자해 다수의 투자자 중 역할이 크고 다른 투자자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줘 상장 흥행과 성공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은 12일 두 회사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보도했다.

ARM의 오랜 파트너이자 고객인 엔비디아는 350억~400억 달러(45조~51조5천억원) 상당의 감정가로 투자를 모색하고 있으며, ARM 소유주인 일본 소프트뱅크는 약 800억 달러(103조원)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각각 ARM 지분 75%, 25%를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ARM의 가치가 300억 달러(39조원)에서 700억 달러 (90조원) 사이일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를 앵커 투자자로 유치하면 기업공개(PO)에 대한 관심과 모멘텀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2016년 320억 달러(41조원)를 들여 ARM을 인수한 소프트뱅크가 최근 스타트업 투자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본 만큼 ARM의 IPO 성공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의 반도체 회사 인텔이 ARM의 IPO에 앵커 투자자로 참여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고, 이 외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의 앵커 투자자 참여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ARM은 나스닥 상장으로 100억 달러(13조원)가량의 조달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올해 IPO 시장의 최고 대어로 꼽히고 있다.

1990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설립된 ARM은 스마트폰에 쓰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분야의 선두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에서 제작하는 모바일 AP의 대부분이 ARM의 기본 설계도를 사용하며, 모바일 칩 설계 분야의 점유율은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