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 중인 배터리 업계에서 글로벌 우수 인재 유치전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배터리 산업 성장세에 비해 필요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기술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지면서 최고경영진이 발로 뛰며 네트워킹과 채용에 나서는 등 인재 확보에 힘쓰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새너제이)에서 SK이노베이션[096770] 계열사와 공동으로 진행한 'SK이노베이션 글로벌 포럼'에 참여한 뒤 별도의 '현지 면접'을 진행했다.
포럼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지동섭 SK온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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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진행한 세션에 뒤늦게 참가 신청을 했지만, 정원 초과로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포럼과는 별개로 1박 2일 일정으로 스탠퍼드대와 버클리대를 잇달아 방문해 석·박사급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와 일대일 채용 상담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채용에 나섰다.
SK온은 지난달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인재를 모신다"고 내걸었다. 연구개발(R&D) 전 부문 경력직과 신입 박사·박사후(포닥) 채용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진행된 R&D 박사 산학장학생 선발 과정에는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아예 배터리 전문 인재 채용에 중점을 둔 'BTC'(Battery Tech Conference) 행사를 열고 있다. BTC는 2006년부터 'BC(Business & Campus) 투어'라는 이름으로 진행돼온 글로벌 채용 행사로, LG에너지솔루션 분사 이후인 2021년 BTC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신영준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과 김기수 최고인사책임자(CHO) 전무 등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한 가운데 BTC 행사를 열었다.
상대적으로 미국 투자에 뒤늦게 뛰어든 삼성SDI는 지난해 유럽과 미국에 이어 지난 4월 중국에 R&D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지역별로 특화된 글로벌 기술 역량과 우수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7월에는 처음으로 국내 박사급 인력을 대상으로 한 '테크 앤드 커리어 포럼'을 열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가 이처럼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은 생산기지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 집중됐고, 초격차 기술 확보와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R&D 인력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3사는 미국 생산공장 건설에 2025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미국 내 생산능력은 2021년 39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442GWh로 증가하게 된다.
SK온이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는 최근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역대 최고 금액인 최대 92억달러(약 11조8천억원)의 정책지원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배터리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 외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와 해외 업체들도 국내 우수 인력 유치 경쟁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용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R&D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전문가와의 네트워킹도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최고경영진이 해외 현지까지 찾아가면서 중장기적이고 입체적인 인적 관리 경영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