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급등한 채권금리에 일임형 랩(Wrap) 손실 등으로 일임계약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업 투자자문·일임사의 경우 제한적 시장규모에도 불구하고 낮은 진입장벽에 경쟁 및 양극화가 더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은 6일 '2022 사업연도 투자자문·일임사 영업 실적' 자료를 발표했다. 대상 기간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3월말까지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은행 및 전업투자자문·일임사 등이 대상이다.
지난 3월말 기준 투자자문·일임사는 총 680사로 1년 전(579사) 대비 101사 늘어났다. 이중 겸영 투자자문·일임사는 총 302사로 43곳, 전업은 378사로 58곳이 증가했다.
총 계약고는 710.8조 원이며 2022년 3월말(729.3조 원) 대비 18.5조 원 감소했다. 자문계약고는 35.9조 원으로 4.8조 원(+15.4%) 증가한 반면 일임계약고는 674.9조 원으로 23.3조원(-3.3%) 줄어들었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우선 겸영 투자자문·일임사(자산운용사·증권사·은행)의 총 계약고는 691.7조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0.0조 원(-2.8%) 감소했다. 자문계약고(21.0조 원)는 3.3조원(+18.6%) 늘어난 반면, 일임계약고(670.7조 원)는 23.3조 원(-3.4%) 쪼그라들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자산운용사 578.2조 원으로 83.6%를 차지했고, 증권사 111.8조 원(16.2%), 은행 1.6조 원(0.3%) 등의 순이었다.
조사 기간 투자자문·일임사의 수수료는 총 8,039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537억 원) 대비 2,498억 원(-23.7%) 줄어들었다. 업권별로는 자산운용사 수수료 수익이 5,639억 원(70.1%)으로 가장 많으며, 증권사 2,356억 원(29.3%), 은행 44억 원(0.5%) 등이 뒤를 이었다. 영업별로는 투자일임 수수료가 7,168억 원로 대부분(89.2%)을 차지했다.
전업 투자자문·일임사의 총 계약고는 1년 전보다 1.5조 원(+9.1%) 증가한 19.1조 원으로 집계된다. 자문계약고(14.9조 원)와 일임계약고(4.2조 원) 각각 1.5조원(+11.2%), 14억 원(+0.0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의 수수료는 총 1,253억 원으로 전년 동기(1,843억 원) 대비 590억 원(-32.0%), 고유재산운용손익은 174억 원 손실로 전년 동기(2,139억 원) 보다 2,313억 원(-108.1%) 쪼그라들었다. 증시 불황으로 증권 및 파생상품 등 고유재산 운용손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603억 원으로 전년 동기(1,478억원) 대비 2,081억 원(-140.8%)줄어들며 적자 전환했고, 이에 ROE(자기자본순이익률)는 -7.0%로 전년 동기(17.9%) 대비 24.9%p 하락했다. 전체 378개사 중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80개사(전년 대비 -170개)에 불과했고, 298개사는 적자(+228개)로 확인돼 흑자회사 비율(21.2%)이 전년(78.1%) 대비 크게 감소했다.
겸영 투자자문·일임사중 증권사는 2022년 채권금리 급등으로 인한 일임형 랩(Wrap) 손실 등으로 일임계약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자산운용사는 주로 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투자일임 위주로 영업을 영위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 등과 맞물려 전체 전업투자자문·일임사 중 적자회사의 비중이 78.8%(298사)에 달하고, 자본잠식 회사도 47.6%(180사)에 달하는 등 자문·일임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했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랩(Wrap) 관련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또한 전업 투자자문·일임사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인한 리스크 요인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