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갉아 먹었나?…소래포구 조명케이블 훼손 범인은?

입력 2023-07-04 07:06


인천 소래포구 광장에서 해안 조명을 제어하는 통신선이 훼손됐지만 경찰이 용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인천시 남동구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해오름광장 관제실에서 조명 장비와 연결된 케이블이 절단된 상태로 발견됐다.

앞서 남동구는 "해오름공원 야간 경관 조명이 고장 났다"는 민원을 접수해 시설 보수에 나섰다가 통신선 30여개 중 상당수가 절단된 모습을 확인했다.

소래포구 수변을 따라 조성된 해오름광장에는 50m 구간에 걸쳐 빔프로젝터 조명 6대가 설치돼 있으나 통신선 훼손으로 한때 조명 송출이 끊겼다.

남동구는 케이블 절단면과 훼손 장비의 설치 지점 등을 고려할 때 고의 훼손이 의심된다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당초 관제실 내부에는 출입구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사건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경찰이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조명에 결함이 나타난 시점을 전후로 관제실에 외부 침입이 이뤄진 정황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관제실은 출입문에 도어락이 설치돼 있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남동구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관제실은 무인으로 운영되는 자동화 시설"이라며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도 제한돼 쉽게 드나들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다 보니 관제실 바깥에서 쥐가 들어와 케이블을 훼손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현장에서 발견된 통신선들은 한 번에 절단된 모습이라기보단 불규칙하게 끊어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남동구로부터 통신선 장비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며 "조만간 케이블 절단면 등에 대한 감식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