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반 고기반?'…공모주 '진검승부' 펼친다

입력 2023-07-04 06:48
수정 2023-07-04 15:34


이달 공모주 청약이 14건이나 예정되면서 각축전을 벌이는 중소형 공모주 사이에서 '옥석 가리기'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위해 이달 안으로 공모주 청약 일정을 잡은 기업은 총 14개사(스팩 제외)다.

6건이었던 지난달 대비 2배가 넘게 증가했고, 작년 동월(9건)에 비해서도 55% 늘어났다.

지난달 기관 수요예측을 마치고 공모가를 확정 지은 필에너지가 가장 먼저 청약에 나서며, 둘째 주(10∼14일)엔 와이랩·센서뷰·뷰티스킨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 공모 청약을 받는다.

이어 셋째 주(17∼21일)와 넷째 주(24∼28일)에는 각각 4개사, 6개사가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7월 마지막 2주 동안에만 10개 회사가 몰린 셈이다.

특히 버넥트·에이엘티·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파로스아이바이오 등 4개사는 일제히 같은 날(7월 17일)에 공모주 청약을 개시한다.

마지막 주엔 시지트로닉스·틸론·스마트레이더시스템·엠아이큐브솔루션·파두·시큐레터 등 6개사의 청약이 예정돼 있다.

공모주 청약 일정이 특정 주간에 몰리게 된 이유는 8월 중순 반기보고서 제출 기한이 다가오면서 기업들이 그 전에 청약을 마무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령에 따르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청약일 개시 전에 최근 사업연도의 분기·반기보고서가 확정된 경우 반드시 정정신고서를 제출해 이를 반영해야 한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조금 더 늦어지면 기업들이 반기보고서를 포함해 증권신고서를 내야 해서 시기상 제약이 생겨 이 시기에 청약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공모 청약에 앞서 진행되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또 금융당국이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하는 경우에도 청약 일정은 연기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청약 예정 기업 14곳 가운데 틸론은 지난달 금감원으로부터 두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아 전날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청약 일정은 기존 13∼14일에서 24∼25일로 밀렸다.

공모주 가운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건 몸값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스타트업 파두다. 파두는 오는 24∼25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를 확정한다.

파두의 희망 공모가(2만6천∼3만1천원)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최대 1조4천898억원에 달한다. 상반기 '대어'로 꼽힌 기가비스[420770]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약 5천50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금액이다.

파두는 비교기업으로 브로드컴, 마이크로칩테크놀러지, 맥스리니어 등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팹리스 3개사를 선정하고 이들 기업의 최근 12개월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인 22.51배를 적용해 희망 공모가 범위를 산출했다.

조단위의 공모주가 등판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서의 옥석 가리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반기 대어급 기업들의 출격이 여럿 예고된 상황에서 쏠림 현상은 두드러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