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인천 소래포구에서 '꽃게 바꿔치기'로 피해를 봤다는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널리 퍼지며 누리꾼의 비난이 쏟아졌다.
글쓴이는 당시 "소래포구에서 살아있는 꽃게를 구매했지만,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다리가 떨어진 꽃게로 바뀌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며 소래포구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자 상인들은 지난달 12∼14일 2박 3일간 위법 행위 근절 교육을 진행하고 마지막 날 자정대회를 열어 호객 행위와 바가지 척결을 외쳤다.
고객을 향한 사과의 뜻으로 큰절을 올리고 어시장을 돌아다니며 퍼레이드에도 나섰다.
그러나 이후에도 인천 소래포구에서 다리가 떨어진 꽃게를 구입한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달라지지 않은 소래포구 꽃게 구입 후기'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다리가 떨어진 꽃게 사진이 공유되며 누리꾼의 비난이 잇따랐다.
글쓴이는 "암게 2㎏을 6만원에 구입했다"며 "상인 분이 자기네는 다리 없는 꽃게와 상관없다고 했는데 믿은 내가 호구였다"고 주장했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모두 10개여야 하는 꽃게 다리가 2∼5개씩 떨어져 나간 모습이 담겼다. 심지어 한 꽃게는 다리가 1개만 붙어 있었다.
이 게시글에는 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소래포구에 대한 비난 여론에 다시 한번 불이 붙었다.
이런 가운데 소래포구 상인들은 단순히 꽃게 다리가 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상품의 가치를 판단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꽃게의 경우 신선도나 크기, 성별에 따라 가격이 나뉠 뿐 다리가 제대로 달려 있는지는 상품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영철 소래어촌계장은 1일 "꽃게를 잡아 좌판으로 옮겨 판매하는 과정에서 살아있는 꽃게라도 다리가 떼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다고 상품에 큰 하자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상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꽃게 사진들을 보면 다리는 일부 떨어져 있더라도 배 부위는 깨끗한 모습"이라며 "신선도 측면에서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흔히 죽어 있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꽃게의 입 주변에 반점이 생긴 경우를 '안경 쓴 꽃게'라고 부르는데 이 같은 모습을 사진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안광균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상인회장은 "일부러 다리 없는 꽃게로 바꿔치기하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있지만, 단순히 다리 떨어진 꽃게가 포함된 걸 상술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님들이 다리가 성한 꽃게를 원한다면 최대한 맞추도록 상인들에게 당부하고 있다"며 "상인회에 민원을 제기하면 절차에 맞게 보상하고 문제가 된 점포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대다수 상인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익명의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비난 여론을 조성하는 것을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