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도 '슈퍼차저' 쓴다…충전 규격전쟁 '후끈'

입력 2023-06-28 10:47
수정 2023-06-28 10:57


스웨덴 자동차 제조업체 볼보가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시설 '슈퍼차저'를 사용하기로 했다. 유럽 차량 브랜드 중에서는 최초로 미국에서 테슬라 충전기준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보자동차는 자사 전기차가 미국 내에서 슈퍼차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테슬라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북미에서는 전기차 충전 규격을 두고 테슬라 슈퍼차저의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와 기존 미국 표준인 CCS(Combined Charging System)가 경쟁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볼보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리비안에 이어 주요 자동차업체 중 4번째로 NACS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볼보는 2025년부터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3개국에 판매되는 차량에 NACS 충전 규격을 적용하되 소비자가 원할 경우 CCS 방식도 제공할 방침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테슬라 슈퍼차저는 미국 내 전체 급속충전기의 약 60%를 차지하는 만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슈퍼차저 선택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시설에 대한 신뢰성과 이용 편의성이 필수적이라면서, 단일 기준이 소비자 신뢰 제고에 더 도움이 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업계 표준개발 기관인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는 6개월 이내에 테슬라의 NACS 방식을 표준으로 지정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AE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테슬라·포드를 비롯한 차량 제조사는 물론 미 연방 정부와도 NACS 표준화에 대해 논의 중이라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업계와 정부 사이에 (표준 지정의) 시급성과 목적에 대한 실질적인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면서 "(NACS) 충전규격은 더는 어느 한 업체의 통제하에 있지 않으며, 모든 기업이 발전방안에 대한 기준을 만들기 위해 합치는 것임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껄끄러운 관계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CCS에 무게중심을 둔 보조금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도 여전한 상황이다.

알리 자이디 백악관 기후보좌관은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CCS와 NACS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에 대해 "더 호환 가능하고, 궁극적으로 미 전역에서 더 접근성 좋은 충전시설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등 후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던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전장 대비 3.8% 오른 250.21달러로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