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인사이드]
‘메모리 업체 가늠자’ 마이크론 실적 D-1
주요 관전 포인트는?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현지 시각 28일, 우리 시간으로 내일 새벽. 마이크론이 장 마감 후에 실적을 발표합니다. 마이크론은 다른 기업들보다 실적을 약 한 달 정도 먼저 발표하기 때문에 반도체 시장의 가늠자로 여겨지는데요. 또,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만큼 우리나라의 삼성과 SK하이닉스 실적에도 중요한데요.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오늘은 마이크론 실적 주요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지난 회계연도 2분기 실적부터 복기해 볼까요. 마이크론은 다른 기업들과 결산월이 다릅니다. 12월이 아니라 8월이 결산월인데요. 따라서 내일 발표하는 실적은 올해 3월에서 5월까지의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이고, 앞서 지난 3월 말 발표한 실적은 회계연도 2분기 실적입니다. 지난 3월 마이크론은 시장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EPS의 경우 시장 예상을 훨씬 밑도는 손실을 기록했고요. 매출은 36억 9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당기 순손실은 23억 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고,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습니다. 14억 3천만 달러 규모의 재고 평가 손실이 발생하며,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수치는 좋지 않았지만,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 후 다음 날 정규장에서 약 7% 상승했는데요. 실적 발표 당시 산자이 메로트라 CEO를 비롯해 경영진들이 한 말이 긍정적인 촉매가 된 겁니다. 메로트라 CEO는 재고가 점점 줄고 있다고 했고요. 또 수급 상황 역시 개선 조짐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AI의 미래는 반도체의 미래라며, AI 열풍으로 인한 긍정적인 모멘텀도 언급했는데요. 따라서 시장에는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습니다.
이번 회계연도 3분기에도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베스팅닷컴 기준 EPS 전망치는 1.59달러 손실입니다. 매출 전망치는 36억 7천만 달러인데요. 주당순손실 폭은 지난 분기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매출은 감소하게 되는 겁니다. 또 이렇게 되면 주당 순이익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되는데요. 한 가지 다행인 건 그다음 분기인 회계연도 4분기에는 매출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럼 이번 실적 발표에서 어떤 것들을 주목해 보면 좋을지 짚어볼텐데요. 그 전에 글로벌IB들의 관련 분석부터 확인해 볼까요. 전반적으로 마이크론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고 있었는데요. 그러나, 모간스탠리는 아직 재고 문제를 우려하고 있었고요. 또, 에버코어는 중국 제재를 부정적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전문가 분석들을 키워드로 종합해 보면 이번 실적 발표 키워드를 알 수 있는데요.
주요 관전 포인트는 4가지입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마이크론의 실적이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실제 실적 발표에서도 이런 점이 확인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고요.
두 번째 포인트. 중국 제재가 마이크론 실적에 미칠 영향 역시 이번 실적의 주요 화두입니다. 지난 5월 중국은 마이크론 반도체에 보안 문제가 있다며 제재에 나섰습니다. 중국 정보 시설 운영자가 마이크론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한 건데요. 작년 마이크론 전체 매출의 약 11%는 중국 판매 매출이었습니다. 제재가 시작된 건 5월이라 전문가들은 이번 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는 그 영향이 적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앞서 에버코어가 지적했듯 중국의 제재는 8월부터 실적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적 발표 때 경영진들이 중국 제재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주목이 갑니다.
앞서 마이크론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가늠자라고 전해드렸는데요. 세 번째와 네 번째 관전포인트가 바로 업황 전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지난 분기 실적 발표 당시 이미 14억 달러어치의 재고를 상각했다고 밝혔는데요. 따라서 이후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이 곧 사라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본격화할 이라고 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삼성과 SK하이닉스도 감산에 나서고 있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는데요. 따라서 마이크론의 최근 재고 상황. 또 마이크론이 본 수요 전망은 업황 회복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수요 전망과 관련해서 AI 관련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어제 씨티는 생성형 AI 열풍이 D램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하는 서버는 기존의 서버보다 약 6배의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이렇듯 AI 개발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를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앞서도 살펴봤지만, 지난 실적 발표에서 메로트라 CEO도 AI는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라고 한 건데요. 이번 실적 발표 때 만약 마이크론이 이런 AI 기대감을 반영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한편 삼성전자는 7월 7일에 실적을 발표합니다. 내일로 예정된 마이크론 실적과 함께 이후 우리 기업들의 실적도 지켜보시죠.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