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심의 라면가격 인하 배경엔 라면의 주 원료인 밀가루 가격을 내리라는 정부의 압박이 있었죠.
실적 악화 속에 가격 인하 압박까지 받게 된 CJ제일제당은 이중고 삼중고에 처해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보도에 유오성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유가증권시장에서 CJ제일제당 종가는 27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CJ제일제당 주가가 30만 원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입니다.
지난 20일 CJ CGV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가 낙폭을 키웠고, 6일만에 시가총액 5천2백여억원이 증발했습니다.
CJ그룹이 재무구조 악화에 빠진 CGV 살리기에 나서면서 CJ그룹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맏형인 CJ제일제당도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겁니다.
내부적인 사정도 녹록지 못한 상황입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가까이 뒷걸음질 친데 이어 2분기 실적도 시장 예측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상준 / 키움증권 연구원 : 식품 쪽은 연초부터 소비 심리 둔화가 심했어요. 그래서 국내 쪽이 영향을 많이 받았거든요. 또 작년에 상반기에 전쟁이 있다 보니까 밀가루나 식용유 이런데서 비축 수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재고 이슈들이 이어졌고, 상반기는 전년 동기 비교해서 역기저 부담이 있거든요.]
라면 등 식품 제조사에 납품하는 밀가루 가격을 낮추라는 정부 압박도 부담입니다.
농심 등 제조사들이 높은 밀가루 가격을 이유로 라면 값 인하를 주저하자 정부가 나서 제분업계에 가격을 낮추라 압박했고,
이에 CJ제일제당 등 제분업계는 다음 달 일시적으로 밀가루 가격을 내리는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CGV 유상증자 여파, 실적 악화, 가격 압박 삼중고에 벗어나기 위해 CJ제일제당이 선택한 것은 결국 글로벌 사업 확장입니다.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40% 성장세를 보인 북미 만두 사업은 캐나다 시장 진입을 통해 K-만두 신드롬을 확산하고, 베트남 생산기지를 활용해 태국과 호주 등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또 치킨과 가공밥 등 수요가 늘고 있는 한식 제품을 7대 전략 제품으로 선정하고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시장으로 사업 영토를 넓히겠다는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