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징수가 중단된 두 달 동안 터널 이용 차량은 늘고 우회도로를 찾은 차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3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남산 1·3호 터널의 혼잡통행료 2천원 징수를 일시 중단한 결과, 양방향 통행량이 13%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시가 이날 공개한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일시정지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남산 1·3호 터널의 통행량은 평상시 혼잡통행료 징수시간대를 기준으로 7만5천619대이다. 강남 방향을 면제한 1단계(3월 17일∼4월 16일)에서는 7만9천550대로 5.2%, 양방향을 면제한 2단계(4월 17일∼5월 16일)에서는 8만5천363대로 12.9% 늘었다.
혼잡통행료를 재징수한 5월 17일부터는 면제 전과 비슷한 7만5천270대로 통행량이 다시 줄었다.
같은 기간 우회도로인 장충단로(청계6가∼버티고개삼거리)와 소파길(퇴계로2가 교차로∼남산순환로 백범광장)의 통행량은 시행 전 하루 26만7천439대에서 1단계 26만944대로 2.4%, 2단계 25만6천844대로 4.0% 감소했다.
1단계 기간 통행속도는 도심지역의 경우 직접영향권 도로인 삼일대로와 소공로 강남 방향에서 각각 8.8%와 6.2% 감소했다. 그외 을지로·퇴계로·남대문로 등 대부분 간선도로는 감소 폭이 3% 미만이었다.
강남 방향 외곽지역(용산)은 터널 남단에서 연결되는 한남대로와 녹사평대로의 통행속도가 각각 2.8%, 5.7% 감소했다. 항상 차가 많고 혼잡한 도심과 달리 이들 도로는 퇴근시간대 상습정체 구간인 터널 남단에서부터 약 500m 구간을 제외하면 크게 혼잡하지 않은 편이다.
2단계 기간 통행속도는 삼일대로와 소공로 도심 방향에서 각각 9.4%와 13.5%, 강남 방향에서 각각 10.2%와 4.9% 감소했다. 을지로·퇴계로·남대문로 등 대부분 간선도로는 5.0∼7.6% 줄었다.
남산 1·3호 터널 강남 방향 외곽지역(용산)은 터널 남단에서 연결되는 한남대로와 녹사평대로에서 각각 8.2%와 8.5% 감소했다.
시는 남산 1·3호 터널을 통해 진입한 차들이 바로 을지로와 퇴계로 등 항상 차가 많은 도로를 이용하다 보니 도심권 혼잡에 영향을 미쳤지만, 강남 방향 외곽지역은 강남으로 진출한 교통량이 증가해도 12차로 한남대교나 강변북로 등 도시고속도로로 분산돼 상대적으로 교통소통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징수는 1996년 11월 11일부터 이뤄졌다.
하지만 혼잡한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혼잡이 덜한 외곽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차에도 부과해 불만이 제기됐고, 통행료가 2천원으로 현재 물가 수준에 비해 낮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시는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정책 효과를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해 1단계로 3월 17일∼4월 16일 외곽지역인 강남 방향으로 나가는 차를 대상으로 징수를 면제했고, 2단계로 4월 17일∼5월 16일 양방향 모두 면제했다.
시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서울연구원 등 전문가 집단과 심도 있는 논의를 계속하고 시민의 목소리도 충분히 경청한 후 혼잡통행료 정책 방향을 올해 12월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