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성소수자클럽 총기난사범 유죄 인정…종신형 받을 듯

입력 2023-06-27 05:12


지난해 11월 미국 콜로라도주 성 소수자 클럽 총격 사건의 용의자 앤더슨 리 올드리치(23)가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해 종신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드리치는 26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엘패소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형량협상(plea deal) 조건으로 검찰이 제시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고 AP·로이터 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검찰은 합의에 따라 올드리치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구형할 예정이다.

올드리치는 지난해 11월 19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클럽 Q'에서 손님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5명을 살해하고 25명을 다치게 했다.

클럽 Q는 게이와 레즈비언 등 성 소수자들을 위한 나이트클럽으로, 사건 당시 이곳에서는 각종 폭력에 희생된 트랜스젠더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겸한 파티가 열리던 중이었다.

올드리치는 총기를 난사하던 중 목숨을 걸고 맞서 싸운 손님 2명에 의해 제압됐다.

그는 경찰에 체포된 뒤 5건의 1급 살인 혐의와 46건의 살인 미수 혐의, 2건의 편견에서 유발된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콜로라도주는 2020년 사형 제도를 폐지해 1급 살인죄에 종신형을 선고하고 있다.

만약 검찰이 연방법에 따라 기소하면 연방 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될 수 있는데, 올드리치는 혐의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검찰과 형량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희생자 5명의 가족·친지들은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올드리치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희생자의 여자친구 어머니인 제시카 피에로는 "이 법정에 앉아있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괴물"이라며 "악마가 두 팔 벌려 기다린다"고 말했다.

클럽 Q 바텐더의 아버지인 대니얼 애스턴은 "아들이 이 세상에 큰 빛이었는데 극악무도하고 사악한 행동으로 꺼져버렸다"며 "다시는 아버지의 농담에 웃는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며 슬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