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반란 사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통제력 상실이 입증됐다며 서방의 무기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오늘 세계는 러시아의 보스가 아무것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을 목격했다. 완전한 혼돈이었고 예측 가능성의 완전한 부재였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만에 그들은 백만 단위의 도시 여러 개를 잃었고 모두에게 러시아 도시를 장악하고 무기고를 탈취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그들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어떤 러시아군으로부터도 유럽을 방어할 수 있다. 동부 유럽의 안보는 오로지 우리의 방어에 달려 있다"며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우리가 F-16 전투기 또는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요청하는 것은 우리의 공동 방어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방어에 필요한 모든 무기를 제공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단순히 말이나 일련의 형식적인 약속이 아니다. 나토는 평화가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는 모두에 대한 보장"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없으면 그런 보장은 무의미하다. 7월 빌니우스 나토 정상회의는 러시아를 신경 쓰지 않고 진짜 결정을 내릴 역사적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모든 국가는 정말로 이를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는 전쟁 중인 국가의 가입이 불가하다는 원칙에 따라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우크라이나는 최소한 이번 회의에서 가입에 대한 확답 또는 구체적 계획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어로 "크렘린의 인물은 분명히 매우 두려워하고 있으며 어딘가 숨어 있을 것이다. 그가 모스크바에 있지 않다고 확신한다"며 "여러분의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더 오래 있을수록 러시아는 더 황폐해질 것이다. 그 인물이 크렘린에 더 오래 있을수록 더 많은 재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군이 자신들을 공격했다면서 군 수뇌부의 처벌을 요구하며 반란을 일으킨 날 저녁에 이번 연설을 했다. 다만, 연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반란을 꾀한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철수를 지시했다"며 모스크바를 향한 진군 중단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