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대반격' 인정한 젤렌스키 "진군 쉽지 않아"

입력 2023-06-21 21:16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군의 대반격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동결 분쟁'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진격이) 생각보다 느리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할리우드 영화처럼 여기고 당장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지만, 그렇게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목숨"이라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20만㎢에 걸쳐 지뢰를 깔아놓은 탓에 진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이달 초 자포리자주,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등 동남부 지역에서 대규모 반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군은 반격 초기 자포리자주, 도네츠크주 등 2개 지역에서 8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발표했으나 최근 며칠간은 러시아 측 저항에 부딪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장기화하더라도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동결 분쟁'을 받아들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결 분쟁은 군사적 대치 상황 자체는 지속되지만 직접적 교전은 중단된 상태를 의미한다. 6·25 전쟁 이후의 한반도와 인도·파키스탄·중국 접경지인 카슈미르 지역 등지가 대표적 동결 분쟁 지역으로 꼽힌다.

그는 "전장에서의 승리가 필요하다"면서 "반격이 얼마나 진전되든 간에 우리는 동결 분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동결 분쟁)은 결국 전쟁이고 우크라이나에 가망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작다고도 내다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푸틴)는 핵무기 활용을 언급하기는 하겠지만 (실제로) 사용할 준비는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는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또 자기 목숨을 아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21세기에 이웃과 전면전을 벌인 인물에 대해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