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 불안에도…"집값 하락 가능성은 낮아"

입력 2023-06-21 08:59
수정 2023-06-21 09:20


한국투자증권은 21일 역전세 현상에 따라 임대인 보유 주택이 매물로 나오면서 매매 시세가 떨어질 가능성이 작다고 진단했다.

강경태·장남현 연구원은 이날 관련 보고서에서 "올해 6월부터 내년 5월까지 도래하는 기존의 모든 전세 계약은 역전세"라며 "기존 임차인과 계약을 갱신하거나 기존 계약을 마무리하고 신규 임차인과 계약하는 과정에서 임대인이 반환해야 할 전세 보증금 규모는 향후 1년간 55조9천억원"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전세 시장 규모는 1천217조원으로 추정되므로 향후 1년간 전세 보증금 반환 규모는 전체의 4.6% 수준이다.

전세 시장 규모는 전세 점유 가구 수에 올해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인 3억7천400만원을 적용해 산출된 것이다.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국내 총가구 수는 2천93만 세대로, 이 가운데 15.5%를 차지하는 325만 세대가 전세 형태로 주택을 점유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역전세가 시장에 가져오는 폐해는 주택 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한다는 것"이라며 "역전세를 맞닥뜨린 임대인은 보증금 반환 목적으로 보유 주택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거래 가격을 떨어뜨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임대인이 보유 주택을 내놓으면서 주택 가격을 끌어내릴 위험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선 2020년 7월 말 시행된 임대차 3법상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의 결과 한가지 물건에 두 개의 가격이 만들어지는 일물이가(一物二價)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들 연구원은 "전월세 상한제로 시세를 반영하지 못한 거래와 시세를 반영한 거래가 혼재되는 믹스가 생겨 향후 1년간 도래하는 모든 전세 만기 중 다수는 역전세를 피해 간다"며 "2021년 하반기에서 작년 1분기까지 급등한 시세를 반영하지 못한 채 계약한 전세 임대차 계약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