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전에 찍은 저점 대비 20% 넘게 오르면 강세장, 전에 찍은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하면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는데요. 지난달에 나스닥 지수는 이미 강세장에 진입했고요. 최근에는 S&P500 지수가 강세장에 진입했습니다. 이번 달 초였죠. 현지시간으로 6월 8일에, S&P500지수가 지난 10월에 찍었던 저점으로부터 20% 가량 올랐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S&P500이 1940년대 최장기 약세장을 마감하고 새로운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그동안 무려 248거래일 동안 약세장 영역에 있었는데요. 미증시 평균 약세장이 142거래일정도이기 때문에, 이는 1948년 5월에 기록했던 484거래일간 약세장 이후 가장 긴 기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미증시 강세를 과연 어떤 종목들이 이끌었을까요? 짐작하셨겠지만, 최근 빅테크 랠리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겠습니다. 강세장 진입을 이끈 건 바로 메가캡 빅테크들이었는데요. 시총이 2천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주들을 우리가 메가캡이라고 부릅니다.
한때 미국증시는 SVB파산 등으로 주춤하는 듯 싶었지만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AI기업들이 새로운 강세장을 열었습니다. 작년에는 빅테크들이 크게 빠지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올해 챗GPT발표를 시작으로 AI붐이 일어나면서 인공지능에 어떤 새로운 기술적 혁신을 불러 일으킬 걸로 보이는 기업들이 미증시 강세를 주도하고 있는데요. 챗GPT를 가능하게 만든 생성형 AI 기술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생성형AI를 구동하기 위한 필수품인 GPU를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90% 넘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저점으로부터 S&P500이 강세장에 진입할 때까지 엔비디아 주가는 무려 244% 올랐고요. 연초대비로 따졌을 때는 200% 가까이 오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다음으로, 강세장 진입까지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은 바로 같은 반도체주인 AMD입니다. 지난주에 AMD가 새로운 인공지능 칩을 선보이며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밀었는데요. 강세장 진입까지 주가가 무려 111% 올랐고요. 올해 들어서는 87% 정도 올랐습니다.
S&P500 강세장 진입까지 주가가 세번째로 가장 크게 오른 종목이 바로 메타입니다. 무려 103% 올랐고요. 올해 들어서는 125% 올랐습니다. 보시는 수치는 3개월치 주가 흐름인데요. 최근 3개월동안에만 36% 올랐습니다.
이어서 마이크로소프트도 살펴보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작년 말 저점 대비S&P500 강세장 진입까지 40% 정도 상승했고요. 최근 3개월 동안, 그 절반정도 되는 22%가 올랐습니다.
인공지능 붐은 챗지피티나 검색엔진은 물론이고 아이폰 내 자동 수정 기능이라든지 아마존의 맞춤형 광고 등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데요. 또 최근 WWDC행사에서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프로를 공개해서 화제가 됐던 애플의 경우도 작년 10월 저점으로부터 S&P500 강세장 진입까지 주가가 27% 올랐는데요. 연초대비로 올해만 놓고 따졌을 땐 47%로 더 오르고 있고요. 현재 시총 3조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테슬라 얘기도 안할 수가 없겠습니다. 지난주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는데요. 2021년 1월 이후 가장 긴 상승 기록이었습니다. 인플레 감축법에 따라 모델3가 미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7천5백 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 것과 중국쪽 매출 증가로 인한 중국쪽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 트위터 관련 일론 머스크 오너 리스크가 줄어든 것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됩니다. 테슬라도 올해 들어 141% 뛰었고요. 최근 3개월동안은 36% 올랐습니다.
이렇듯 메가캡 기술주들이 미증시 강세를 이끌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런 강세장이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미증시 랠리가 앞으로도 계속되려면, 메가캡 기술주에 집중된 주가 상승세가 시장 전반으로 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합니다.
현재 미증시 시총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주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에 가깝기 때문에, 2000년 닷컴버블 당시보다 높은 수준인데요. 블룸버그도 이에 대해서 편중효과가 엄청나다면서 메가캡의 인기는 자신감 부족을 반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또, 현재 S&P500이 작년 1월에 찍었던 최고치였던 4천795선보다는 아직 10%나 낮기 때문에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소수의 대형 빅테크들이 삐끗하면 전체 지수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건데요. 예를 들어 지난 5월 한달 간 S&P500지수는 0.2% 올랐고 상위 열 종목은 주가가 9% 가까이 올랐습니다. 반면에 나머지 4백아흔개 종목은 4%대 하락했습니다.
이렇게해서 최근 미증시 강세를 이끈 종목들 정리해봤는데요. 지난주에는 6월 FOMC 금리 결정이 있었는데요. 강력한 증시 랠리 속에서 시장이 앞으로 연준의 매파적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함께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강수민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