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사가 10대 초반 제자들에게 무면허 운전을 강요하고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교육당국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17일 전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북의 한 30대 교사가 지난 4∼5월 역사탐방 교육을 간다는 명목으로 제자들을 학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교사는 주말과 휴일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제자들을 데리고 학교 인근 도시로 여행을 다녔다. 이 과정에서 무면허인 제자들에게 강제로 시속 100㎞ 속도로 운전하게 하고, 골프장에 설치된 에어건으로 제자들의 성기에 바람을 쏘는 등 학대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야구장에서 시속 90㎞로 날아오는 공을 맞게 하고, 고속도로에서 윗옷을 벗은 채 노래를 부르도록 하는 등 온갖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특히 혼잡한 도로를 빠른 속도로 운전해야 했던 학생들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이 교사는 또 제자들에게 같은 학교 여교사와 여학생들을 거론하며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고르라며 '이상형 월드컵'을 하고, 특정 여교사를 성적 대상화하기도 했다.
도 교육청과 전북교육인권센터는 지난 15일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즉시 조사에 나섰다.
교사로부터 학대당한 학생은 2학년 8명, 3학년 12명 등 총 20명으로 확인됐다. 피해 학생이 많고, 기간이 길었음에도 피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은 교사가 역사탐방에서 있었던 일을 절대 외부로 발설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했기 때문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해당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 학부모들에게는 자신이 특별히 좋아하는 학생들만 현장학습에 데리고 가는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전북교육인권센터는 문제의 교사에 대해 업무 정지 조치를 하고, 인권침해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과 장수군도 아동학대와 성희롱 혐의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