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차세대 간판 이강인(마요르카)이 아쉬운 페루전 패배에도 드리블, 슈팅, 크로스 등 공격 전 부문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진가를 발휘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친선 경기에서 0-1로 졌다.
주장이자 최고의 무기인 손흥민(토트넘)이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아 뛰지 못한 가운데 대표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한 선수는 2001년생 이강인이었다.
경기 초반 오른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이강인은 중앙으로 좁혀가는 움직임을 보이며 출중한 드리블 솜씨를 뽐냈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수비수 2명의 방해에도 공을 소유하면서 반칙을 얻어낸 이강인은 전반 26분에는 문전으로 뛰어드는 이재성(마인츠)을 보고 하프라인 부근에서 대각선 롱패스를 공급하는 등 전천후로 활약했다.
시간이 갈수록 이강인의 감각도 예리해졌다.
전반 34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한 왼발슛을 때려 페루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페드로 가예세(올랜도 시티) 골키퍼가 화들짝 놀라 쳐낸 이 슈팅이 한국의 이날 첫 번째 유효슈팅이었다.
후반에는 최고 장점인 날카로운 크로스를 문전으로 공급하며 클린스만호에 다양한 공격 경로를 제공했다.
후반 28분에는 위협적인 헤딩 슛으로 직접 상대 골문을 노리기도 했다.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왼 측면을 헤집은 후 올린 크로스가 조규성(전북)을 지나 자신에게 향하자 강하게 머리로 내려찍었으나, 이번에도 가예세의 감각적인 선방에 막혔다.
4분 후 오른 측면에서 왼발로 올린 크로스가 수비수 2명 사이에 있던 조규성에게 정확히 전달돼 한국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가 싶었지만, 간발의 차로 골대 옆으로 빗나가며 땅을 쳤다.
전반 중반 이재성과 자리를 바꿔 왼 측면에서 수비를 공략한 이강인은 후반 막판에도 왼 측면으로 이동해 페널티박스에 자리 잡은 조규성과 황의조(서울)에 크로스를 공급하며 마지막까지 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