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랑스 정상을 잇달아 만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스타트업 전시회 연사로 나서 인공지능(AI) 규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머스크는 이날 오후 비바 테크놀로지 2023에서 "디지털 초지능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위험이 실재하기 때문에 AI를 만드는 데 신중하지 않으면 재앙적인 결과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I의 잠재적 위험성을 꾸준히 경고해온 머스크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을 테고, 대부분은 AI에 긍정적인 결과겠지만 모든 결과가 그렇지는 않을 수 있다"며 "우리는 디지털 초지능이 잘못될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잦은 구설에 오르며 많은 광고주를 떠나보냈던 머스크는 트위터 사용률이 역대 최고를 찍었으며, 떠났던 광고주들도 대부분 돌아왔거나 다시 돌아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혐오 발언이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에 관해서는 트위터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며, 공격적인 발언이 등장했을 때 그것을 띄워주지는 않겠지만 검열해서도 안 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머스크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에 거의 근접했으며,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올해 안에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임상 실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소식들도 전했다.
머스크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여든 수천 명의 관객은 머스크가 무대에 등장하자 손뼉을 치면서 "사랑해요"라고 외쳤다. 뮤지컬이 열리는 무대인 만큼 춤을 춰야 한다는 진행자의 농담에 가볍게 몸을 흔들기도 했다.
비바테크 행사에 앞서 머스크는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났다. 마크롱 대통령은 머스크와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함께 일합시다!"라는 글을 적고 그 뒤에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태그를 달았다.
머스크는 지난 5월 15일 프랑스 정부가 외국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개최한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서밋 참석을 계기로 마크롱 대통령과 면담한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마크롱 대통령과 얼굴을 마주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머스크와 "AI와 소셜미디어,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소셜미디어(SNS) 규제 틀에 관한 이야기와 자동차, 배터리에 관해서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머스크가 유럽에 테슬라 전기차 공장을 추가로 짓기 위한 장소를 물색하는 동안 프랑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머스크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고 있다.
머스크는 프랑스 방문에 앞서 이탈리아 로마에 들러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도 면담했고, 멜로니 총리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혁신과 기회를 논의한 유익한 자리였다고 평했다.
스페인에서는 테슬라가 발렌시아 지방에 자동차 공장을 짓기 위해 현지 당국과 논의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테슬라 측은 이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날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과 그의 아들 앙투안, 알렉상드르 등과 점심식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