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찻 찬 속 태풍 정도로 여겨졌던 인플루언서들이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연예인보다 광고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기업들도 인플루언서 잡기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산업2부 유오성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 기자, 인플루언서라는 단어를 별 생각없이 쉽게 쓰고 있는데 개념부터 잡고 가죠. 인플루언서가 정확히 뭔가요?
[기자]
사전적 정의로는 영향력이 있는 사람, 영향을 주는 사람 정도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것 처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 개인 SNS 채널을 개설하고, 여기에 게시물을 올려 다수 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인플루언서들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구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나 페이스북 활동을 통해 유명세를 얻은 여러 사람들도 모두 인플루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제는 이들의 말과 행동이 여러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구매 패턴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는 추세인데요.
이러다보니 단순히 유명하다고 인플루언서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업계에서는 창의성, 전문성, 진정성을 갖추고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개인을 인플루언서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되기는 어렵지만 사실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도 있잖아요.
어떤 기준을 만족해야 영향력이 있는 걸로 보고, 또 인플루언서가 되면 얼마나 법니까?
[기자]
천차만별이라 딱 잘라서 이야기 드릴 수는 없지만 업계에서 통용되는 수준을 말씀드리자면요.
뷰티업계의 경우 유튜브 조횟수가 3만 회 정도 꾸준히 나오면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라고 인정합니다.
뷰티제품 주요 소비층인 대한민국에 사는 20대~30대 여성들이 300만 명쯤 되니까 3만 명이면 1% 정도는 해당 인플루언서 컨텐츠를 관심 갖고 지켜본다는 거잖아요.
이런 크리에이터들이 한 달에 1~2개 브랜디드 콘텐츠를 올리는데, 해당 영상 한 건당 100~1,000만원 사이를 받는다고 해요. 그러니까 1년이면 어림잡아 일반 직장인 연봉은 거뜬히 벌어가는거죠.
수익이 이 것만 있는 건 아니고 영상 조회수 수익, 외부 광고, 강연 등 다양한 부가 활동을 통해 추가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직업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들이 돈을 많이 번다는 건 그 만큼 광고 효과가 좋다는 거잖아요.
유통업계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가 취재를 해봤더니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기존 산업들도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었는데요.
이 내용, 김예원 기자가 준비했습니다.
[김예원 리포트]
실시간 온라인 방송으로 화장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
판매에 나선 건 유튜브 구독자 115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입니다.
LF가 운영하는 뷰티 브랜드 아떼는 전속 모델을 쓰지 않고, 이 인플루언서와 마케팅 협업에 나섰는데 결과는 소위 대박이었습니다.
방송 6분 만에 기록한 매출은 1억 원. 3초에 1개씩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이은경 / 아떼 마케팅 담당: 아떼에서는 올해 전략 방향을 소비자들에게 더 친근하고 마이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는 그런 브랜드가 돼가고자 했고요. 그러면서 저희가 아이돌이라든가 연예인보다는 조금 더 소비자와 친근하게 공감하고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공감형 뮤즈를 찾게 됐습니다.]
화장품 뿐 아니라 홈쇼핑 업계에서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에 능한 인플루언서들을 쇼호스트로 내세워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재미 위주의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제품 구매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현대홈쇼핑은 유튜브 인기 캐릭터를 차용한 유튜브 예능 콘텐츠를 선보였는데, 실제 구매 고객 중 MZ세대 비중은 65%를 넘었고, 온라인 몰 유입량도 크게 늘었습니다.
[조일연 / 현대홈쇼핑 마케팅 담당: 채널을 옮기면서 들어오는 '재핑'에 의존했던 홈쇼핑도 이제는 직접 시청자에게 다가가서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젊은 시청자의 시선을 끌 수 있고, 쇼적인 재미 요소를 가미할 수 있어서 효과가 높다고 판단해서…]
이제는 판매 제품보다 인플루언서 선정이 더 중요한 업무가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유통업체가 인플루언서에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는 배경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팬덤 문화 확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와 구독자간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김다인 / 서울 동작구: 옷 살 때나 신발 살 때? 제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입을 때 그런 것 많이 참고해서… 패션 콘텐츠나 브이로그나 뷰티 콘텐츠나…]
경기 불황 속 유명연예인을 내세워 광고하는 것보다 광고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인플루언서가 광고 마케팅 시장의 주연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4천억 원에서 올해 1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앵커]
인플루언서 생태계가 커지다보니 이들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곳들도 생겨났잖아요.
이들이 하는 역할은 뭔가요?
[기자]
네 이들을 다중 채널 네트워크, MCN(Multi Channel Network)이라고 부르는데, 개인 채널들을 모아 관리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겁니다.
지금은 개념이 확장되서 인플루언서가 팔로워, 광고주, 플랫폼 들과 관계를 맺고, 나아가 콘텐츠 제작에 참여한다거나 일정을 관리하는 등 역할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팔로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같이 고민한다던지, 광고주나 사업자들과 관계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는 식인데요.
국내 MCN 시장 규모는 11조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한국 MCN 협회에 등록한 기업은 50곳에 달하고요.
최근에는 세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뷰티, 패션, 게임, 키즈 등 전문 영역을 하나 정하고, 해당 분야 인플루언서들만 모아서 관리하는 식인데요.
분야별로 팔로워들의 성격이 다르고, 또 인플루언서를 활용할 수 있는 영역도 구분되다보니 아예 전문 분야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보신 것 처럼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시장 규모도 굉장히 커지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인플루언서 생태계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처럼 확장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산업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뷰티 인플루언서인 이사배 씨 소속사 대표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김은하 / 아이스크리에이티브 대표 : 휴먼 리소스는 자동화 할 수는 없어요. 우리가 가진 차별점이고 (인플루언서들이) 대체 불가능하다는 것은 우리의 지향점 이거든요. 다만 관리는 시스템화가 되고 있고요. 인플루언서들이 원하는 것들이 분명해지고 있어요. 팔로워와의 지속적 관계, 광고주와 협업 가이드라인, 플랫폼 활동의 확장 이런 것들은 자동화하거나 기술 기반 시스템화를 적극 도입하고 있어요.]
[앵커]
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김영석 영상편집: 김정은, 김민영 CG: 박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