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한국 은행들, '과태료 폭탄' 맞아

입력 2023-06-14 06:55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은행들이 현지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 속에서 지난해 과태료를 대거 부과받는 등 정상적인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중국 우리은행과 중국 하나은행, 중국 IBK기업은행에 총 1천743만 위안(약 3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지난해 4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중국 우리은행에 국제수지 보고 및 통계 보고 오류를 이유로 과태료 20만 위안(3천600여만원)을 통보했다.

또 지난해 6월 베이징 은행보험감독국은 중국 우리은행에 개인 경영성 대출 자금 용도 확인 미흡과 외화지급보증(내보외대) 취급 소홀 등으로 과태료 90만 위안(1억6천여만원)을 부과했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광둥성 분국이 중국 하나은행에 외화지급보증 취급 소홀로 1천576만 위안(28억2천여만원) 과태료를 부과했다.

외환은행과 통합한 하나은행이 출범한 뒤 해외 금융감독 당국이 하나은행에 매긴 과태료 중 단일 건 기준 최대 규모였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중국 기업은행 쑤저우 분행은 쑤저우 외환관리국으로부터 대외 보고 누락과 송금자료 확인 미비 등으로 57만 위안(1억2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중국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제재는 지난해뿐만이 아니었다.

2021년 7월 중국인민은행은 중국 우리은행에 고객 신분 확인 의무 미준수 등을 이유로 과태료 198만위안(3억5천여만원)을 부과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우리은행 전 법인장은 과태료 4만1천위안(700여만원)까지 별도로 통보받았다.

중국 하나은행도 2021년 12월 경영성물업 대출과 관련한 내부 통제 취약으로 베이징 은행보험감독국으로부터 과태료 350만 위안(6억2천여만원)과 시정 조치를 요구받았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 경색으로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은행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데 중국 금융당국마저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섬에 따라 우리나라 은행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