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5일 공개한 신제품 '비전 프로'(Vision Pro)가 중국에서 상표권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이미 2년 전에 '비전 프로'라는 같은 이름으로 상표 등록을 마쳤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국가지식산권국(CNIPA)의 자료를 인용, 화웨이가 2019년 '비전 프로'라는 이름에 대한 상표권을 신청했으며 2021년에 10년 기한의 독점적 권리를 승인받았다고 보도했다.
2031년 11월 27일까지 유효한 '비전 프로' 상표권은 가상현실(VR) 헤드셋과 웨어러블 비디오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폭넓은 범위의 상품과 서비스를 아우른다.
이는 애플이 내년 초 출시하겠다며 공개한 3천499달러(약 457만원)짜리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와 동일한 이름이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2014년 처음 공개된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1천명이 넘는 개발자들이 7년 넘게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MR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친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으로, 현실과 가상 간에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스키 고글과 유사한 형태의 '비전 프로'는 아이폰 운영체제 iOS 인터페이스에 사용자가 손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카메라와 센서를 갖췄다.
변호사 여우윈팅은 SCMP에 애플이 '비전 프로'를 판매하면 화웨이가 애플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미중 기술 전쟁의 중심에 놓인 화웨이가 주목받기를 원하지 않기에 당장은 대응하지 않을 수 있으며 '비전 프로'가 공식 출시되면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화웨이는 '비전'이라는 이름으로 스마트 TV 스크린, 안경 등을 출시했다.
애플과 화웨이는 앞서도 상표권 분쟁을 벌인 적이 있는데, 애플이 패소했다.
2021년 애플은 화웨이의 이어폰 '메이트팟'(MatePod)이 자사의 '아이팟', '이어팟', '에어팟'과 너무 유사하다며 '메이트팟'에 대해 사용 금지 신청을 제기했다가 졌다.
(사진=AP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