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5년간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자가 105만여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12일 나타났다.
은행들은 대부분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해줘 손쉬운 이자 장사를 하면서 중저신용자는 외면해 취약층의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사회 공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가계 신용대출자 수는 615만1천명으로 2018년 말의 510만명에 비해 105만1천명이 늘었다.
이 기간 모든 연령층에서 가계 신용대출자가 늘어난 가운데 사회 초년생인 20대와 가정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40대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20대의 경우 2018년 말 34만3천명에서 지난해 말 59만2천명으로 24만9천명 늘었고, 40대의 경우 158만9천명에서 189만4천명으로 30만5천명이 급증했다.
30대는 이 기간 16만8천명 증가했으며 50대와 60대 이상도 각각 19만1천명과 13만7천명이 늘었다.
지난해 말 은행별 가계 신용대출자는 KB국민은행이 129만6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카카오뱅크(93만7천명), NH농협은행(80만3천명), 신한은행(79만6천명), 하나은행(78만5천명), 우리은행(67만3천명), 케이뱅크(48만3천명), 토스뱅크(27만8천명)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말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145조6천467억원으로 2018년 말의 110조6천87억원보다 35조380억원 늘었다.
40대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 52조8천64억원으로 2018년 말의 39조1천481억원보다 13조6천583억원이 늘어 연령대별로는 가장 많이 늘었다.
또 50대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이 9조9천832억원, 30대가 6조8천340억원, 60대가 2조8천557억원, 20대가 1조7천69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말 가계 신용대출 잔액 32조9천210억원으로 최다였다.
이어 신한은행(26조6천49억원), 우리은행(19조8천425억원), 농협은행(19조3천180억원), 하나은행(18조7천634억원), 카카오뱅크(12조7천627억원), 케이뱅크(8조2천718억원), 토스뱅크(7조1천624억원) 순이었다.
문제는 이들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형태가 대부분 고신용자 위주로 손쉬운 이자 장사를 하고 있어 중저신용자에 대한 배려가 적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가계 신용대출자 615만1천명 중 448만1천명이 신용평점 850점 이상 고신용자였으며 가계 신용대출 잔액 145조6천467억원 가운데 117조1천535억원이 이들이 빌린 돈이었다.
지난해 시중은행은 고신용자 토대의 이자 장사를 통해 역대급 실적을 올려 고액의 '성과급 잔치'를 벌여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고신용자에 집중된 손쉬운 영업으로 수익이 늘었지만 반대로 저축은행은 저신용자 위주로 영업하다 보니 연체율 등이 급증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의 연체율은 양호한 편이라 중저신용자에게 대출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의원은 "최근 시중은행들의 달라지는 영업 관행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고소득자와 자산가 등 최고 신용등급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중신용자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등 국민경제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