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대표적인 활화산인 마욘(Mayon) 화산 분출 경보가 상향 조정되면서 1만여명에 달하는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기 시작했다.
10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군경과 구조대원들은 전날부터 마욘 화산 분화구를 기점으로 반경 6㎞ 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대피 작업이 시작됐고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이재민들에게 정부 차원의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화산 분출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용암 위의 표면이 서서히 상승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PhiVolcs)는 이틀 전 마욘 화산 폭발 경보를 3단계로 상향 조정하면서 주민 대피 및 비행 금지령을 내렸다. 당시 화산지진연구소는 "마그마성 분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르면 수일 내로 폭발해 용암이 분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보 3단계는 갑작스러운 화산 지진과 치명적인 가스 배출이 인근 지역민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화산지진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마욘 분화구에서 남쪽으로 2㎞ 떨어진 곳에서 화산재와 가스가 나오고 있다.
필리핀 중부 알바이주에 있는 마욘 화산은 높이 2천462m로 인근 주민들은 대개 자급용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알바이주 당국에 따르면 대피해야 하는 인원이 1만여명에 달한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마욘 화산은 필리핀 내에서 분출이 가장 잦은 24개 활화산 중 하나로 지난 400년간 50여차례 폭발했다. 지난 1841년 대폭발 당시에는 용암이 대거 흘러내려 인근 마을을 휩쓸면서 1천200명이 사망했다.
가장 최근에 폭발한 시기는 2018년으로 당시 수만 명이 대피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가량 떨어진 탈(Taal) 화산도 짙은 연기가 새어 나오면서 인근 마을에 휴교 및 야외 활동 자제령이 내려졌다.
필리핀은 '불의 고리'로 알려진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해 지진과 화산 활동이 자주 일어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