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왜 전통시장에서 돈을 썼을까 [슬기로운 금융생활]

입력 2023-06-10 07:00
충남 예산시장 방문 MZ 934%↑
'할매니얼 간식' 인기 급증
'저렴' '건강' 주요 키워드로


"전통시장 매출상승 주요 요인은 MZ 고객 유입"



최근 한 카드사가 전통시장의 매출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외식물가지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전통시장 방문 고객이 늘고 있다는 내용인데, 놀랍게도 전통시장의 매출은 중장년층이 아닌 MZ세대가 이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Z세대는 왜 전통시장에서 돈을 썼을까요. 카드사의 매출데이터를 통해 MZ세대의 소비습관을 들여다보겠습니다.

◆ 전통시장 찾는 MZ, 5년 만에 10배 늘었다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2019년 1~4월부터 2023년 1~4월까지 총 5년간 전국 주요 전통시장 15곳에서 발생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통시장 매출은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1년을 기점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징적인 부분은, 같은 기간 마트와 음식점의 매출 회복세는 전통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뎠다는 점입니다. 지난 4월 발표된 외식물가 지수는 117.5로, 2020년 12월부터 29개월 연속 상승 중입니다. 특히 외식물가 상승률은 7.6%로 소비자물가 상승률(3.7%) 대비 2배 이상 벌어져 외식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보다 저렴한 식사와 생필품 구매가 가능한 전통시장 방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카드사는 분석했습니다. 실제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5년 전 대비 42%, 연 평균 9%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높은 증가세를 이끄는 것은 중장년층이 아닌 바로 MZ세대. 최근 레트로 열풍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장소나 간식들이 MZ세대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전통시장이 'MZ세대들의 놀이터'로 변화했다는 분석입니다.

시장별로 보면, 2019년 대비 2023년 충남 예산시장을 방문한 MZ고객의 증가율은 934%, 무려 10배 가량 늘었습니다. 충남 예산시장은 최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리뉴얼을 주도한 곳이죠. MZ세대 사이에서 충남 예산시장은 '핫플'로 자리 잡았고, 실제 많은 고객들이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뒤이어 서울의 신당 시장도 MZ고객 증가율이 무려 117%, 강원 강릉중앙시장은 70%, 제주 동문시장은 25%, 서울 망원시장은 18% 각각 증가했습니다.

◆ 케이크 대신 '떡·한과' 찾는다

MZ세대의 레트로 열풍은 다른 데이터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KB국민카드가 가맹점 수 1,000개 이상을 보유한 디저트업종의 최근 4년간(2019년 대비 2022년)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떡과 한과업종의 증가율이 66%로 가장 높았습니다. 뒤이어 와플·파이(65%), 아이스크림·요거트(36%), 도너츠(29%), 케이크(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떡이나 한과는 일반적으로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간식으로 알려져 있죠. 실제 떡과 한과업종의 매출 비중은 50대와 60대 이상이 60.3%로 압도적이긴 하나, 2019년 대비 2022년 떡과 한과 업종의 연령대별 매출액 비중 변화를 보면 20대의 매출액 비중이 2.2%p 증가해 타 연령대비 가장 많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MZ세대 사이에선 떡이나 약과 등의 먹거리가 일명 '할매니얼 간식'으로 불리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MZ세대들 사이에선 약과 맛집 공유가 확산되기도 하고, 이를 구매하기 위한 이른바 '약게팅(약과+티켓팅)'이 유행 중이기도 합니다. '하나를 먹어도 건강하고 든든하게'라는 인식에 따라 전통 디저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 '사진관' 있는 곳에 MZ가 있다

데이터로 살펴보는 MZ세대의 소비습관, 전통시장과 떡·한과에 이어 MZ세대가 많은 돈을 쓰는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사진관'입니다. 대출전문 빅데이터 핀테크기업인 핀다가 상권분석 플랫폼을 통해 매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명동과 강남역, 홍대입구역 등 주요 상권에서 사진관업종 전체 매출 중 90%는 20~30대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과거 20여년 전 '스티커사진'이 열풍이었다면 최근 몇 년간 '인생네컷'으로 불리는 즉석사진과 프로필사진 촬영 등이 큰 인기를 끌었죠. 여기에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바디프로필'도 사실상 유행처럼 번지면서 사진은 MZ세대의 대표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실제로 이런 인기에 힘입어 무인 셀프사진관과 전문 스튜디오 모두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사진관 업체 수는 1만8,742곳으로 2018년 1만3,404곳과 비교해 5년 사이 5,000곳 이상 증가했습니다. 강한 자기표현 욕구로 사진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MZ세대 덕에 사진관은 '핫플'로 불리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 슬기로운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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