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전세사기 특별단속에서 검거된 피의자가 3천명에 육박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7월25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열달간 범정부 전세사기 특별단속에서 총 2천895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88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1월24일까지 6개월간 실시된 1차 특별단속에선 1천941명을 검거해 168명을 구속한 바 있다. 2차 특별단속 넉 달간 954명이 추가로 검거되고 구속 인원도 120명 늘어났다.
1차와 마찬가지로 2차 단속에서도 불법 중개·감정 행위자가 대거 검거됐다. 대부분 공인중개사나 부동산 감정사였다. 1차 특별단속에서는 불법중개 혐의로 250명이 적발됐고 2차 단속에서는 불법중개 혐의로 236명, 불법감정 혐의로 45명이 검거됐다. 모두 합하면 전체 검거자의 18%인 총 531명이다.
이들은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사정을 알고도 중개했거나 전세사기 대상 부동산 감정평가액을 고의로 부풀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부동산 거래 전문가들의 고질적인 불법 전세 관행이 전세사기를 부추긴다는 판단에 따라 이들에 대한 단속에 집중했다.
이번 전세사기 검거엔 주로 조직폭력 범죄를 처분할 때 쓰이는 범죄집단조직 혐의를 적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만큼 전세사기 범죄가 개인적 사기 범죄의 차원에 그치지 않고 조직적으로 기획되고 피해가 광범위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경찰은 도합 주택 1만300여 채를 보유한 '무자본 갭투자' 10개 조직과 허위 계약서로 전세자금 대출금 총 788억원을 가로챈 '전세자금 대출사기' 21개 조직 전원을 검거했다. 특히 적발된 31개 조직 중 6개 조직에 최초로 형법상 범죄집단조직죄를 적용해 엄벌 의지를 드러냈다.
인천에서 임차인 533명을 대상으로 총 430억원의 전세보증금 사기를 치다 검거된 건축주와 공인중개사 등 51명에게 범죄집단조직 혐의를 적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범죄집단조직 혐의가 적용되면 단순 가담자에게도 전세사기 주범과 같은 처벌이 이뤄진다.
전세사기 피해는 사회 초년생이라고 할 수 있는 20·30대 청년 서민층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해자는 총 2천996명이었고 피해 금액은 4천599억원에 달했다.
30대가 1천65명(35.6%)으로 가장 많았으며 20대가 563명(18.8%)으로 뒤를 이었다. 전세사기 피해자 10명 중 5명 이상이 20·30대 청년이었던 셈이다.
피해 주택 유형별로는 다세대주택이 1천715명(57.2%)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오피스텔 784명(26.2%), 아파트 444명(14.8%), 단독주택 53명(1.8%) 순이었다.
피해 금액은 1억원 이상 2억원 미만이 1천8명(33.7%)이었고 5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도 999명(33.3%)에 달했다. 이어 2억∼3억원 422명(14.1%), 5천만원 이하 395명(13.2%), 3억원 이상 172명(5.7%)이었다.
경찰과 검찰,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24일까지 특별단속을 마친 뒤 최종 단속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